김일성이 만든 조직 계승한 '민혁당'
  • ▲ 통합진보당 이석기 당선자. 지난 2003년 민혁당 사건으로 수감중이다 8.15 특별사면으로 가석방 돼 누나와 포옹하고 있는 사진.  ⓒ 연합뉴스(자료사진)
    ▲ 통합진보당 이석기 당선자. 지난 2003년 민혁당 사건으로 수감중이다 8.15 특별사면으로 가석방 돼 누나와 포옹하고 있는 사진. ⓒ 연합뉴스(자료사진)

    통합진보당 구당권파 ‘실세’ 이석기 당선자가 ‘어머니와 누나’를 잃었는데도 조직에 대한 ‘헌신성’을 보인 것이 구당권파가 이 당선자를 감싸는 이유 중 하나라고 <중앙일보>가 18일 보도했다.

    국방부 부이사관이던 이 당선자의 누나 이경선 씨는 종북지하정당 <민혁당> 핵심인물로 수배생활 중인 이 당선자에게 생활비를 지원, ‘공직자 품위손괴’ 혐의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후 국방부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내 2004년 승리했으나 승소 후 1년 만인 2005년 6월 세상을 떠났다. 당시 이 씨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남편인 심재환 변호사가 변호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당권파 측은 "이 당선인 누나의 병명은 다발성경화증이었는데, 병원에선 오랜 기간 국방부와의 싸움에서 얻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후 이 당선자의 모친 김복순 씨도 암 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했다.

    <민혁당> 사건 와중에 이렇게 어머니와 누이를 잃었는데도 흔들리지 않았던 조직에 대한 '헌신성'이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구당권파 측 통진당 이상규 당선자는 "수배와 투옥생활을 하면서 이석기 당선자의 어머니와 누나가 세상을 떴다. 이혼도 당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동료들을 챙기고 배려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나"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일성이 만든 조직 계승한 <민혁당>

    <민혁당>은 1927년 중국 길림에서 김일성이 만든 청년혁명조직 <반제청년동맹>을 계승한 조직이다.

    실제로 <민혁당>의 강령은 <반제청년동맹>과 거의 비슷하다. <민혁당>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민혁당> 강령은 ‘주체사상을 지도사상으로 한다’, ‘민족자주권을 쟁취한다’ 등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놓고 있다.

    <민혁당>은 1998년 여수에서 격침된 북한 반잠수정에서 이들이 북한 간첩과 연계활동을 했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국가정보원에 적발됐다. 한 해 전 지도급 인사들이 사상적으로 전향하며 당 해체를 선언한 뒤였다. 당이 해체할 때 이 당선자는 해체를 거부함으로써 북한의 지도에 충실한 <후기 민혁당>에서 더 큰 중책을 맡았다.

    이 당선자는 지난 11일 한 방송에서 "종북(從北) 운운하는데 종미(從美)가 더 큰 문제"라고 했다. 17일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북한과 아무런 연계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방송에선 “당시 수배 중이라 <민혁당>에 가담해 활동한 적이 없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 <동아일보>는 "그는 1989년 김일성의 생일을 축하하는 유인물을 대학가에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판결문은 이 당선자가 “1989년 3월 한국외국어대 학생 박모 씨에게 이 단체 가입을 권유한 뒤 김일성 김정일에 대해 묵념하고 북한의 대남혁명 전위대인 한국민족민주전선의 지도를 받는 <반제청년동맹>의 대단위 사업장 침투 임무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또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북한과 아무런 연계가 없다"는 이 당선자의 발언은 북한의 대남공작기구인 225국이 지난해 5월 간첩단 <왕재산>에 보낸 지령문과 묘하게 겹친다. 225국은 지령문에서 "종북주의를 성찰하라는 지적을 받으면 ‘종북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