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의원 이어 죽을 각오로 '릴레이 단식' 돌입 초인적 인내로 18일간 버텨.."난 괜찮다" 되내이다 쓰러져
  • ▲ 지난 9일 박선영 의원(휠체어에 앉은)이 병원에서 나와 이애란(가운데) 원장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9일 박선영 의원(휠체어에 앉은)이 병원에서 나와 이애란(가운데) 원장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박선영 의원 이어 이애란 원장마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이애란 원장이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위해 벌려왔던 단식투쟁을 멈췄다. 아니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이 원장은 중국대사관 맞은편 옥인교회 앞에서 11일 오후 7시 단식농성을 마감하고 엠블런스에 올랐다. 이 원장은 지난달 23일 단식농성을 시작해 18일간 단식했다.

    일반인이 물과 약간의 소금만으로 단식을 할 경우 2주가 최대 고비라는 게 의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이 원장은 무려 18일을 버텼다.

    이 원장의 단식농성을 이어가겠다는 평양시민회 김석원 회장(단식 2일째)은 "탈북하는 과정에서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어왔던 이 원장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그래도 이 원장이 무리해서 18일을 버틴 것은 목숨을 내놓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해석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단식 16일째, 얼굴이 흑빛으로‥

    사실 이 원장의 단식농성의 한계가 찾아온 것은 지난 9일 단식 16일째였다. 이 원장은 이미 의료 전문가들이 예견했던 14일을 넘어선 상태였다.

    한계를 넘어선 초인적 인내를 보여준 이 원장은 '링거를 맞고 단식을 철회하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최대한 버티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나날히 쇠약해져가는 몸은 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적신호를 계속 보냈다.

    순간순간 혼절 상태를 경험하던 이 원장은 결국 주변의 '강권'으로 단식 16일째 된장을 푼 물을 한술 떴다.

    그는 스스로 "기운을 차렸다"며 주변을 안심시켰으나, 이미 흙빛으로 변한 안색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 ▲ 이애란 원장이 엠블런스에 올라 누워있다.
    ▲ 이애란 원장이 엠블런스에 올라 누워있다.

    ■ "난 덤으로 사는 것" 이미 죽을 각오해

    지난 10일 집회에서는 힘든 몸을 이끌고 연설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이 원장의 건강을 걱정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시민들에게 "한국 된장 정말 훌륭하다", "된장 먹으니 기운이 난다"고 천연덕스럽게 농담을 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원장의 속내는 달랐다. 이미 죽음을 예감하며 단식 농성에 임하고 있었던 것.

    그는 "죽을 고비를 탈북과정에서 많이 넘겼다"며 "본인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은 덤으로 사는 것이며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저지하는 것은 본인의 의무다"라고 줄곧 말해왔다.

    지난달 21일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지난 2일 단식 11일째 만에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원장도 지난달 23일 단식을 시작해 18일간 단식을 감행하다 앰뷸런스에 실려갔다.

    또 다시 무력한 중년의 여성이 생명을 걸고 탈북자 북송 반대 단식농성을 벌이다 병원 신세를 지게된 것이다. 

  • ▲ 11일 오후 7시, 이애란 원장이 떠나고 텐트만 남았다.
    ▲ 11일 오후 7시, 이애란 원장이 떠나고 텐트만 남았다.

    한편 이 원장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