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 기능상실시, 면역과 관계없던 세포가 항암기능 발현 서울대 연구단, 쥐 실험 통해 ‘GRS’ 항암기능 확인‘GRS’, 평상시 세포안에서 단백질 합성만 ‘가정주부’ 별칭
  • ▲ 김성훈 서울대 교수.ⓒ
    ▲ 김성훈 서울대 교수.ⓒ

    인체 안에서 암세포 발생 등 위급상황이 벌어졌는데도 기존 면역세포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 평상시 면역기능과 전혀 관계없는 세포가 항암기능을 갖추고 암세포를 공격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최초로 발견했다.

    이번 발견은 그동안 면역기능과 관계가 없을 것으로 알려진 일반적인 단백질 합성요소들도 암세포와 같은 위험요소가 발생하면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규명한 것으로, 인체 내 전혀 새로운 면역체계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교과부는 서울대 의약바이오컨버젼스 글로벌프론티어사업연구단(단장 김성훈 교수)이 인체 에 존재하는 GRS(Glycyl-tRNA Synthetase)라는 물질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이 주목한 GRS는 그동안 인체 안에서 단백질 합성을 주관하는 효소로만 알려져 왔다. 세포 밖으로 나가지 않고 우리 몸 안의 세포가 필요로 하는 단백질 합성 역할만을 하기 때문에 ‘가정주부(house keeper)’란 별칭으로 불린다.

    연구진은 암세포 발생을 감지한 면역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 세포 안에만 머물던 GRS가 밖으로 나와 암세포를 공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암을 유발시킨 쥐에 정제한 GRS를 투여한 결과 강력한 항암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지원한 교과부는 “우리 몸 안의 ‘자연 항암물질’을 발견 한 것과 같다”면서 다양한 암치료에 활용될 수 있음은 물론 부작용으로부터도 자유로울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GRS를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많이 나타나는 신장암이나 간암, 폐암 등에 더욱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주도한 김성훈 서울대 분자의학·바이오제약학과 교수는 “최근 자가 면역기능을 활용한 암 억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GRS와 같이 세포 내 존재하는 자연 항암물질을 발굴해 항암제로 개발하면 새로운 개념의 항암치료 방법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구단은 현재 국내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사 등과 협력, GRS를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학술원회지(PNAS) 16일자에 실렸다. PNAS는 생물학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 중 하나로서 인용지수(IF)는 9.771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