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는 증오가 넘치고, 불안하기 짝이 없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가 심해도 너무 심해다. 그런데도 가진 자들은 더 갖겠다고 돈 봉투를 뿌리는 등 온갖 비리를 저지르니 서민들은 기가 막힐 수밖에 없다.

    미국도 양극화가 사회적 문제이기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양극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중산층이 탄탄하지 않고는 민주정치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극화가 심해지면 사회 밑바닥의 못 가진 자들의 수가 많아지고 그들의 불만이 분노로 바뀌면서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바닥에 있는 이들은 정부의 도움 없이는 헤어나올 수 없기 때문에 이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데는 보수나 진보 모두 이론이 없다. 다만 얼마를 어떻게,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도와줄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다를 뿐이다.

    보수파들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상복지보다는 일할 기회를 마련해서 스스로 벌어 떳떳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을 돕자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무너져가는 중산층을 일으켜 세우려면 중소기업을 되살려야 한다. 대학졸업자들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을 선호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도 능력있는 인재가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돕는 일은 전적으로 정부의 몫이다. 정부가 발벗고 나서기 위해서는 국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국회의 리더십 없이는 중소기업 프로그램이 갈팡질팡하게 되고 예산 책정에도 아무런 비전도 없이 유권자들의 표만 의식하는 돈 잔치로 끝날 수 있다.

    미국에는 작년에도 백만 명이 이민을 왔다. 이 중 절반 가량은 동양인들이다. 조국의 모든 것을 청산하고 이역만리 낯선 땅에 가족을 이끌고 이민 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다. 이들이 미국으로 온 이유는 오직 한 가지, 바로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태평양을 건너 고생길을 택한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이란 무엇인가.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일류대학도 필요 없고 학연이나 지연도 필요 없으며 돈 봉투도 필요 없다. 구멍가게부터 시작해서 그저 죽어라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메리칸 드림이다. 이렇게 아메리칸 드림이 가능하게 하는 데는 미 의회의 역할이 중요했다.

    미국은 모든 결정이 의회에서 나온다. 이른바 의회정치다. 미 의회 내 중소기업위원회가 하는 일은 중소기업을 돕는 일 외에는 없다. 중소기업을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도울 수 있는지 고민하고, 정부 산하 중소기업청과 긴밀한 협조 하에 필요한 예산과 법안들을 처리한다.

    대한민국 국회는 지금 여당과 야당 모두 죽느냐 사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게다가 국회의원 선거는 코 앞으로 닥쳐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내가 나선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가 효력을 발휘하면서 대한민국의 중소기업들에게는 절호의 찬스가 왔다. 미국 상공회의소가 한미 FTA를 적극 지지한 이유 중 하나는 조그만 한국 시장보다는 한국의 중소기업들과 손잡고 한국을 근거지로 해서 광대한 중국 시장과 인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란 얘기를 들었다. 중국의 경제는 내리막길을 타고 있지만 영어가 공용어인 인도는 인구 면에서 중국을 곧 앞설 전망이고 경제도 중국을 따라잡을 상황이어서 새로운 거대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 중국과 한중 FTA를 위한 협상이 오는 3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우리보다 더 적극적이다. 중국과의 FTA는 무역 뿐만 아니라 어업 문제,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 안정이란 공동 목표를 두고 협상을 하는 만큼 그 의미가 엄청 크다. 모두 한국에 좋은 소식들이다. 이 모든 것이 다 한미 FTA가 통과되었기 때문에 중국이 서둘러 한중 FTA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본다. 더욱이 한중일 동북아 3국의 FTA도 거론되고 있고 이게 성취되면 세계 3대 경제권으로 급부상하게 될 것이다. FTA는 중소기업에게도 중요한 기회다. 그러니 제발 이제 와서 한미 FTA를 무효화시키자는 주장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