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주미한국대사는 4일(현지시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유고는 한반도에 사실 큰 도전이자 어떻게 보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관련국간의 긴밀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대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새 리더십이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국제사회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나아 가도록 모두가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다음은 한 대사와의 일문일답.

    --주미대사 부임후 세번째 새해를 맞는 소감과 결의는.

    ▲한미 양국이 다각적이고 다원적인 깊은 동맹을 유지하고 있는 때에 대사로 근무해서 큰 영광이고 기쁨이다.
    다만 한미 양국이 가치의 동맹을 가져가는 과정에서 우리 국내적으로 보면 어려움도 초래할 수 있고 경제적 고통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고통은 우리가 세계의 지도국가가 되는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국민이 힘을 합쳐서 세계에 기여하는 한국, 또 동북아 안정에 기여하는 한국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한미 양국간 협의는 잘 진행되고 있나.

    ▲김 위원장의 유고 발표가 있은 직후 이명박 대통령께서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를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미국에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밤늦게 외국정상과 통화를 통해서 정책 협조를 하는 것은 사실 흔한 일이 아니지만 우리의 요청을 들은 백악관에서는 당연히 양국 정상간 협의할 사안이라고 생각하고 약 2시간 정도 후에 바로 정상간 통화가 이뤄졌다. 양국 정상은 이런 도전과 기회를 맞아서 정상간은 물론 각 단계에서, 국방장관, 외교장관, 합참의장, 심지어 정보기관장의 단계까지도 긴밀한 정책협조를 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했고 바로 그런 지침이 각 분야에 시달돼서 긴밀한 정보와 정책 협조가 현재 이뤄지고 있다.

    --김 위원장 사후 북한의 비핵화 전망에 대해서는.

    ▲북한의 대외 정책이 어떻게 나갈 것인가를 현재 예단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 단계에서 북한이 어떻게 나갈 것인가를 예단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무엇이 바람직한 남북관계이며 무엇이 바람직한 북한과 관련국간의 관계인지, 또 북한이 어떤 일을 해줘야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느냐 하는 메시지를 꾸준하고 명확히 북한에 전달함으로써 북한의 새로운 리더십이 그런 쪽으로 같이 힘을 합치고 협력을 하도록 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미국은 김정은 후계체제를 인정하나.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함으로써 고립과 국제사회의 제재 등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가기보다는 비핵화를 추진하고 북한 주민의 생활을 향상시키고 국제사회와 공조하는 그런 리더십을 갖기를 미국은 분명히 요청하고 있다.

    --3차 북미대화는 언제 열릴 수 있나.

    ▲북한이 추도기간을 지나고 안정을 되찾아서 가능하면 빨리 미북 양자회담이 추진되고, 이런 양자회담을 통해 6자회담에 앞서 사전에 해야할 모든 조치들이 이행됨으로써 하루속히 6자회담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6자회담 5개 회원국들의 다 같은 생각이다. 북한이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여러 행동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 문제는 어떻게 되나.

    ▲협정이 발효되면 90일 이내에 서비스 분야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가 만들어지게 돼 있다. 하루 빨리 서비스위원회를 구성해서 거기에서 ISD에 대한 우리의 걱정, 또 여러가지 국제적인 관행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려고 한다.

    --3월 서울에서 열릴 핵안보정상회의의 의미는.

    ▲핵안전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잘못된 집단에 핵위험 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힘을 합치고 정책을 조율하며 제도를 만드는 일들을 내년 회의에서 하게 될 것이다. 이 회의가 잘 진행되면 우리가 좀 더 핵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이란제재법에 따른 이란산 원유수입 문제는 어떻게 되나. 한국의 예외인정 요청에 대한 전망은.

    ▲국제적으로 볼 때 이란의 핵문제는 북한의 핵문제만큼 중요한 문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이란 제재에 충실히 참여했고, 또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이란의 핵무장에 대해 반대하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기에 국제사회와 노력을 같이 기울여 나갈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나라가 이란으로부터 들여오는 원유의 양이 상당히 된다. 우리로서는 다른 나라로 (원유) 수입선을 돌릴 수 있는 여지는 얼마나 되는지 열심히 검토해 나가면서 동시에 미국과는 한국에 대해 좀 완화된 형태로 (제재관련 조항이) 적용될 수 있도록 그런 노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중요한 국가가 된다는 것은 아무런 비용지불 없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약간의 고통이 따르긴 하지만 우리가 북한에 대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국제사회가 (제재에) 참여하도록 요청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란 핵프로그램 저지를 위해 우리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적극 참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재외국민의 선거 참여 상황과 앞으로 해결 과제는.

    ▲미국에는 88만명 정도의 유권자가 있는 것으로 추계가 되고 있다. 현재 선거인 등록을 받고 있지만 아직 저조하다. 더 열심히 등록하시고 투표를 해야겠다.

    --한미 FTA가 곧 발효될 텐데.

    ▲한미 FTA 발효되면 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이 많은 경제적 변화, 개혁을 했던 것과 거의 유사한 굉장히 많은 경제 생활의 변화가 예상된다. 한미 FTA를 통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과 경제적인 동맹관계를 맺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인도를 매우 올리게 될 것이다. 특히 주요국 중 미국만이 내년에 유일하게 경제성장 전망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FTA 발효가 경제적으로 핵심적인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국민 모두가 이에 대해 좀 더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