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김두관, 문재인 등 기존 인사 그대로이름만 바꿔 쇄신? “백년정당 무색해”
  • 민주당이 11일 전당대회에서 천신만고 끝에 야권 통합을 결의함에 따라 새로운 당명으로 재출발하게 됐다.

    2008년 7월6일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범한 지 3년5개월 여만에 새 둥지를 마련한 것이다.

    민주당은 주중 시민통합당 등 통합 참여세력과 합당을 공식화한 뒤 다음달초 통합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고 통합정당 창당을 마감할 예정이다.

    그러나 애당초 시민통합당을 이끌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 김두관 경남도지사,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 등이 기존의 열린우리당 인사인 것을 감안하면 과연 ‘통합’이란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느냐는 지적이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통합을 두고 기존 인사의 '복당'이라고 폄훼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 11일 의결된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통합을 두고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합이라기보다는 기존 인사의 '복당'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사진은 이번 통합으로 함께 하게 된 김진표 원내대표,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 김두관 혁신과통합 상임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혁신과통합 상임대표, 이해찬 혁신과통합 상임대표(왼쪽부터) ⓒ 연합뉴스
    ▲ 11일 의결된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통합을 두고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합이라기보다는 기존 인사의 '복당'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사진은 이번 통합으로 함께 하게 된 김진표 원내대표,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 김두관 혁신과통합 상임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혁신과통합 상임대표, 이해찬 혁신과통합 상임대표(왼쪽부터) ⓒ 연합뉴스

    실제로 민주당은 합당과 통합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당의 위기를 타개하고 국민적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돌파구로 정계개편 카드를 활용해왔다.

    새 통합정당이 꾸려지면 2000년 이래 민주당 계열에서 6번째 통합 및 창당작업이 이뤄지는 것이다.

    16대 총선을 앞둔 2000년 1월 새정치국민회의를 확대개편해 새천년민주당이 탄생했다.

    새천년민주당은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신구 간 권력투쟁이 촉발되면서 2003년 11월 분당사태가 발생해 열린우리당이 창당됐다.

    ‘백년정당’을 기치로 내건 열린우리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152석을 확보한 과반여당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낮은 지지율에다 열린우리당의 내분이 격화하면서 2007년 대선을 채 1년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탈당사태 등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공중분해됐다.

    결국 대선을 4개월 가량 앞둔 2007년 8월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탈당파,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대표,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대통합민주신당이 출범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530만표 차이로 대패했고, 2008년 2월 또다시 정계개편에 나서 구(舊) 민주계인 박상천 전 대표와 함께 통합민주당을 창당했다.

    이후 2008년 7월 전당대회에서 당명을 민주당으로 변경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번 통합은 향후 통합진보당 등과의 ‘대통합’을 위한 초석이라고 해석하는 경향이 많다. 시민통합당과의 뭉침으로 통합이라기보다는 ‘복당’의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