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이른바 '안철수 현상'에 대해 평소 가진 생각을 가감없이 쏟아냈다.
    16일 저녁 장관직을 마감하면서 출입기자들과 송별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다. 그는 이날 자정을 기해 홍석우 장관에게 바통을 넘기는 처지였기에 엄밀하게 말하면 현직 장관 자격으로 기자들을 만난 셈이다.

    최 전 장관은 이날 한 기자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이 1천50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의 이와 같은 행위를 '정치적 행보'로 해석하며 "안 원장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인슈타인이 미국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최 전 장관은 "과학자는 과학을 해야한다. 절대 정치에 관여하면 안된다. 왜 정치권에 기웃거리느냐"고 주장하고 "과학을 잘 해서 국리민복 증진에 기여하고 한명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어야 한다. 1천500억원은 자기가 가져도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 원장을 한번 만난 만난 적이 있다며 "겸손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하고는 "정치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의외였다"고도 했다.

    그는 '과학자라도 특정 정책이나 정치세력을 지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게 해도 되지만 나라의 진운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그러면 안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 정도의 위치에 있는 과학자는 한눈 팔면 안된다. 돈 좀 벌고 이름 좀 났다고 그러면 안된다. 자기가 안나서도 된다. 그런 것에는 안보태도 된다. 과학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최 전 장관은 석유제품을 싼 값에 제공하려는 취지의 '알뜰주유소' 정책에 대해 "국민을 위한 일인데 정유사들이 왜 협조를 하지 않느냐고 언론사들이 뭐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최근 유찰된 농협과 석유공사의 공동구매 입찰이 오는 22일 다시 실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전사태때 가장 곤혹스러웠다고 털어놓으면서 지난 9월15일 사태 발생 당일 오후 4시10분쯤 순환정전 보고를 받고 나서는 게임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일 청와대에서 콜롬비아 공무원들과 굳이 밥을 먹었어야 했느냐는 질문에는 "굉장히 큰 프로젝트(한국-콜롬비아간 경제협력)를 놔두고 나 살자고 전력거래소에 가서 군기잡고 야전침대 깔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최 전 장관은 이와 함께 대기업 임원들이 받는 몇백억원의 월급을 줄여서 젊고 우수한 인재를 고용해야 한다는 평소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지금 어느 한 대기업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미디어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강화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자신이 회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음에도 회계법인에 못간다고 하면서 서울 지역에 있는 대학에서 교수 직을 맡아 활동하게 될 것 같다고 자신의 향후 거취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