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지휘구조 개편안, 국회서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황
  • 이명박 대통령이 국방개혁의 당위성과 군의 병영 악습 철폐를 거듭 강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특수전의 발전으로 재래의 전선 개념이 무의미해지고 언제 어디서라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 개혁은 이 같은 현대전에 대응하기 위한 제2의 창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방 개혁의 핵심은 3군 합동성 강화와 상부지휘구조 개편으로, 3군이 한 몸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만 현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해군-공군 예비역 장성들의 반대뿐 아니라 국회 국방위원 간에도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한 합동성 강화를 기초로 한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이 조속히 확정, 시행돼야 한다는 의지를 담은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는 다르게 현재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은 국회에서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국방부는 적어도 11월께는 국방위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63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63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개혁 핵심과제인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은 합참의장에게 집중된 작전지휘권을 육군-해군 참모총장에게 넘기는 것으로 요약되는데 군내에서는 그간 진통 끝에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5월 말 태극연습과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을 적용해 육군-해군 총장을 실제 작전지휘 라인에 포함해 훈련한 결과, 작전지휘 효율성 향상이 입증됐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아울러 군은 UFG 연습이 종료되고 9월 6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 일부 여야 의원들은 계룡대의 3군 본부와 용인(육군), 오산(공군), 부산(해군)의 각 군 작전사를 연결하는 C4I(지휘통신체계)가 더 보완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작전지휘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객관적인 지표가 부족하다면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했다.

    이에 국방위 소속 여당 의원은 “국방위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단독으로라도 직권 상정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최대한 여야간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병영 악습 철폐를 거듭 당부한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존중과 배려의 문화가 전 병영에 확산돼 병영 악습이 사라져야 한다. 엄정한 군기 속에서도 상하 간에 서로 친교를 나누고 소통하는 군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해병대 2사단 총기 사건 등으로 불거진 병영 악습을 뿌리 뽑으려면 병사와 병사, 선임과 후임, 간부와 병사간 존중과 배려의 문화가 싹터야 하고, 그래야만 소통하는 군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당부인 셈이다.

    국방부와 육·해·공군, 해병대는 전 부대를 대상으로 병영문화 진단을 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진단 결과를 토대로 합당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이 결연한 의지로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병영 악습도 적극적으로 타파하라는 따끔한 충고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이 조속히 국방위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정치권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