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임금 정규직의 80%’ 가이드라인 합의 실패
  • ▲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가운데)과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왼쪽), 김성태 비정규직특위 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비정규직특위 당정협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김성태 의원의 표정이 다소 어둡다. ⓒ연합뉴스
    ▲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가운데)과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왼쪽), 김성태 비정규직특위 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비정규직특위 당정협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김성태 의원의 표정이 다소 어둡다. ⓒ연합뉴스

    정부와 한나라당이 9일 추석연휴 직전 비정규직 대책을 서둘러 발표했다.

    9일 당정은 영세사업장에 근무하는 저소득 근로자의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당 비정규직특별위원회 김성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정규직 당정 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가입률이 낮은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저소득 근로자의 보험료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사회안전망으로 편입하고 실질적 임금인상 효과를 노리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당정이 마련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따르면 내년부터 ‘최저임금의 120% 이하’ ‘5인 미만 사업장’ ‘주당 근로시간 15시간 이상’에 해당하는 근로자는 정부로부터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의 3분의 1을 지원받게 된다.

    통상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는 근로자와 사업주가 절반씩 부담하나 저소득 근로자에 대해서는 노-사-정이 3분의 1씩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연간 지원예산은 2천400억원 수준이다.

    택배 기사와 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형태업무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당정은 동일 사업장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근로조건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임금 및 근로조건 차별개선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도 제정키로 했다.

    가이드라인에는 휴가와 상여금, 사업장 복지시설 이용 등에서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다.

    근로감독관에게 비정규직 차별을 적극 시정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하기로 했다. 사업주가 근로감독관의 차별개선지도에 응하지 않으면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시정명령을 받게 된다.

    근로자가 쉽게 차별시정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대표자 신청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했으며, 불법파견으로 확인된 파견근로자는 사용기간에 관계없이 해당 기업이 직접 고용하도록 했다.

    당정은 또한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내하도급 근로자 이용을 제한하기 위해 사업장에서 직접 수행하던 업무를 사내하도급으로 전환할 때는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기업의 정규직 채용을 독려하기 위해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의 공제한도를 1%에서 5~6%로 확대키로 했고,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고용형태별 고용인원, 고용구조 변화 추이 등 고용구조 공시를 통해 정규직 전환을 촉진키로 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을 정규직의 80% 이상을 유지토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했으나 정부의 반대로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