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여야 대권 잠룡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번 선거 결과가 향후 정치 지형에 상당한 파급을 미칠 걸로 예상되는 만큼, 잠룡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아직까지 선거지원 여부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 내에서도 박 전 대표가 보궐선거를 그냥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친박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선거지원에 나설 수 있는 `전제조건'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통한 올바른 후보 선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아 당 대응이 주목된다.

    정몽준 전 대표는 내달 1일 국회에서 독도 토론회를 열고, 같은 달 6일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특히 6일 자서전 출판기념회의 경우, 단순한 출판기념 행사를 떠나 사실상 당내 잠룡 중 가장 먼저 내년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 전 대표는 최근 활동에 대해 "대선행보로 봐달라"고 말할 정도로 적극성을 띠는 만큼, 보궐선거 과정에서도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지원에 적극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경우, 직접 관여할 사안은 많지 않지만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원인인 무상급식이 이미 경기도에서 실시 되고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강조하면서 `유연한 복지'를 내세우며 당내 지지세 확산을 꾀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달 말 당으로 복귀하는 대로 오 시장이 `중도 탈락'한 빈 자리를 메우며 대권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돈다. 서울시에 지역구를 둔 의원으로서 보궐선거 승리를 명분으로 자연스럽게 보폭을 넓힐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야권 통합의 가능성을 엿볼 시험대가 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리더십을 펼쳐보이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당 내부적으로는 야권 대통합을 실현하기 위한 공감대 형성과 무상급식 주민투표 `승리'로 승기를 잡았다고 자부하는 보편적 복지 그리고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정책 정비 등에 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대당 통합에 부정적인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을 설득해내는 작업에도 진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합의 산파역을 자임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경우, 자신이 몸담은 재야 시민단체 통합추진기구 `혁신과 통합'이 오는 30일 서울 이화여고에서 야권 대통합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첫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음달 1일 경남 창원, 2일 광주 등 전국 순회 행사에 들어간다.

    또 같은 달 6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정식 발족식을 갖고 야권 대통합의 원칙과 구체적인 방식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