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위기는 글로벌 재정위기...정치 리더십이 원인""오늘 세운 정책, 10년후 어떨지 책임감 갖고 결정""재정건전성-실물경제 지키는데 최대 역량 다해야"
  • ▲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과천 기획재정부 청사에서 `금융시장 위기관리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과천 기획재정부 청사에서 `금융시장 위기관리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 “재정 건전성과 실물경제를 지키는데 정부가 최대의 역량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과천 기획재정부를 방문, 긴급 `금융시장 위기관리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며 "금융위기 극복 때처럼 점검을 강화하는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금융위기를 “글로벌 재정위기 즉, 미국 재정위기가 실물경제 위기로 확대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결국 미국 정치의 문제, 리더십의 문제다. 그것이 재정위기로 왔고 건전성 문제 나오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의 위기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실물경제에 영향을 많이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하려면 정부나 기업, 근로자, 특히 정치권에서 힘을 합쳐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특히 “재정 건전성 문제도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지금 미국도 선거를 앞두고 일어나는 정치권의 리더십 부재”라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를 막론하고 터져 나오는 포퓰리즘적 복지정책이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선거를 치르는 사람은 오늘이 당장 급한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제대로 가도록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 번 풀어놓은 것을 다시 묶으려면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오늘 세운 정책이 10년 후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 책임감을 갖고 정부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 면피 하려면 얼마든지 해나갈 수 있고 편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 제대로 지킬 건 지키고 강화할 것은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가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복지 정책에 휘둘리지 말고 지킬 것은 지키라는 강한 지시라고 볼 수 있다.

    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위기에 대한 이해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 내에서 뜻을 같이 하고 기업, 근로자, 정치권이 함께 소통해서 이해를 함께 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기본적으로 재정건전성부터 금융의 안전성, 실물경제 경쟁력 등 여러 면에서 어느 때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밝혔다.

    지금의 위기가 단기간에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등 참석자들의 말에 대해 “경제 상황을 매일 잘 점검해 세계경제 침체 속에서도 한국경제는 서바이벌(생존)해서 극복해 나가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내년도 예산편성과 관련해 “이번에 생긴 글로벌 재정 위기에 따라, 내년 예산을 최초에 편성할 때는 이런 것을 감안하지 못했으니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전했다.

    회의에는 휴가를 중단한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박재완 기획재정부-최중경 지식경제부-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과  임채민 국무총리실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 백용호 정책실장, 김대기 경제수석, 김두우 홍보수석, 이종화 국제경제보좌관, 추경호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