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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통신비를 내건 이동통신재판매사업(MVNO)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MVNO가 상용화된 지 두 달째에 접어들었지만 가입자 수는 미비한 수준. 앞서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전에 ‘기존 통신비보다 20~30% 저렴하다’는 이유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것에 비하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MVNO 사업자인 아이즈비전과 한국정보통신, 한국케이블텔레콤(KCT) 3개사의 가입자 수는 1,500명이 조금 넘는다. 현재 가입자가 5,000만명이 넘는 이통 3사와 비교하면 미약하기 그지없다.
통신요금 인하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만 이를 반영한 MVNO사업은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선불요금에 피처폰에서만 가능한 단말기 ‘한계’
이를 두고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MVMO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는 선불통화와 단말기 한계다.
아이즈비전과 KCT 등 MVNO 사업자들은 선불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미리 일정 금액을 충전한 뒤 이동전화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사용한 뒤 요금을 내는 '후불 요금제'와 다르다.
사용자들은 이미 이통3사가 운영하는 후불 요금제에 익숙해져 선불요금에 대한 불편도 적지 않다. 요금이 저렴하더라도 당장 바꾸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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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단말기가 다양하지 않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MVNO가 가능한 단말기는 일반폰(피처폰)이 대다수다. 이는 사용자가 보유한 공 단말기 USIM카드를 교체해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지원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MVNO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단말기 제품군을 갖추지 못한 셈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피처폰으로 옮기면서 까지 MVNO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통신업계 “한계 극복한다면 가능성 있어”
이 같은 이유로 MVNO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위의 과제를 해결한다면 가능성은 있다.
아이즈비전은 현재 후불 이동전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다른 사업자들도 조만간 후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 기존 이통사와 같은 후불요금제가 가능해진다.
단말기 확보를 위한 노력도 만만치 않다. 사업자들은 다양한 단말기를 확보하기 위해 대만이나 홍콩 등에서 시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MVNO사업자들이 저렴한 요금제에 다양한 단말기를 확보한다면 경쟁력을 얻게 된다고 업계는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