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가도 못 보는 작품 제대로 감상하면 반미 감정도 녹여준다.

  •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은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센트럴 파크 옆에 있어 꼭 가 보게 된다. 거기서 얼마 안 되는 거리의 휘트니 미술관이나 구겐하임 미술관도 늘 관람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맨하탄 중심가에 있는 모마는 더하다. 일주일에 하루 무료 관람이 있는 날엔 그 큰 건물 앞에 겹겹이 쳐진 인간 띠에 도대체 끝을 찾을 수 없어 관람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뉴욕의 최고 부자였던 사람 허드슨 강 주변의 록커펠러의 생가를 가보면 박물관, 골프장 등 차로 돌아봐야 하는 큰 규모보다 먼저 집안에 가득한 골동품과 미술품에 매료된다. 뿐만 아니라 뉴욕에서는 무명의 개인 집인데도 미술관으로 되어있다고 해서 가보면 거의 성 같은 저택에 정문에서 부터 차로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곳들이 여러 군데 있는 것에 놀랐었다.

    정말 보기 힘든 작품을 여기서 보는구나 하는 기대감에 설레고 처음 본 명작에 놀란다. 전시작품은 미국 대표작가 중 한사람인 잭슨 폴록의 초기작품 부터 말기작품까지 전시하는 것으로도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그의 작업실까지 모형으로 세밀하게 복원해놓았다. 이번에 원정 오는 대표작 중 빠져있는 작품을 예로 들었다. 이런 경우 짦은 영어로 답답해 할 때마다 한국어로 안내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반대로 외국인이 시간낭비 없이 한국미술에 대해 제대로 안내해줄 외국인 큐레이터 채용을 국립 미술관에서 검토하고 있다니 진즉 했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건물 외관이 역 피라미드 계단처럼 생긴 휘트니나 메트 그 외 유명미술관을 비롯해 소호나 첼시의 새로운 작품까지 몸살이 나도록  돌아다니며 뉴욕의 작품을 거의 보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미술관들은 보유한 작품이 워낙 많아서 한 달 후 다시 가보면 또 놀라운 작품들이 많아 뉴욕에 몇 번을 가 봐도 보기 힘든 새로운 작품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어쩌면 이렇게 전 세계의 사람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이 모든 요소가 미국 미술의 에너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알면 알수록 친해지고 싶은 미국미술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휘트니 미술관 작품도 역시 그렇다. 필자도 몇 년 전 휘트니에 여러 번 가봤지만 좋은 작품은 어디다 숨겨 놓았었는지 못 보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대표작가 47명의 87점의 작품을 보게 된다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꽤 많은 비용이드는 비행기나 숙식 요금도 생략되고 입장료도 뉴욕보다 싸게 눈이 호사를 하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고종황제의 거처였던 덕수궁에서 2011년 6월11일부터 2011년 9월25일까지)이다.

    미술에 문외한이라도 상관없다. 전시작품에 대한 설명회가 평일 3회 주말 4회에 어린이 설명까지 있으니 시간 넉넉히 잡을 수 있는 횟수 이다. 그것으로도 부족해 할 것 같은 관객을 위해 6월11일 금요일 오후 2시에 카터 포스터(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을 초청하여 '휘트니 미술관과 컬렉션'을 주제로한 세미나도 개최하고 미국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재즈공연과 팝뮤직페스티벌도 준비 돼있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