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러문제 전문가 피터 베르겐 주장 ‘이집트 출신 사이프 알-아델로 결정’ 보도
  • 빈 라덴이 사살된 지 보름 만에 후계자가 정해졌다고 美<CNN>이 국제 테러문제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CNN>은 국제 테러문제 전문가 피터 베르겐을 인용해 “이집트 특수부대 출신인 사이프 알 아델이 빈 라덴의 뒤를 이어 알 카에다의 지도자로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 ▲ 美FBI가 공개한 사이프 알 아델의 사진. 30대 후반 시절의 증명사진이다.
    ▲ 美FBI가 공개한 사이프 알 아델의 사진. 30대 후반 시절의 증명사진이다.

    이 같은 결정은 알 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리더가 될 것이라는 서방 진영의 예상을 깬 것이다. 파키스탄 언론들은 ‘알 자와히리가 빈 라덴처럼 알 카에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실질적인 지배와 명령은 사이프 알 아델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사이프 알 아델은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파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당시 이 테러로 224명이 사망했다. 알 아델은 이름이 아닌 별명이다. 아랍어로 '정의의 칼'이라는 뜻이다. 현재 현상금은 500만 달러.

    이집트에서 태어난 사이프 알 아델은 특수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 암살 이후 아프가니스탄으로 가 무자헤딘(소련과 싸우던 이슬람 무장반군, 아랍어로 성스러운 전사를 의미한다)에 합류했다. 사이프 알 아델은 소련이 물러난 뒤인 1990년대에는 알 카에다 조직원들에 폭발물 취급 방법을 가르쳤다.

    美정보 당국은 사이프 알 아델이 9.11 테러범들을 직접 훈련시켰고 2001년 아프간 침공 당시 미군의 공습으로 알 카에다의 중간 리더인 무함마드 아테르가 사망하자 그의 직위를 물려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美정보당국은 이후 알 아델이 아프간을 떠나 이란을 거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동하다 현재 파키스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터 베르겐은 이 정보를 ‘노만 베노트만’에게서 얻었다고 알려졌다. 베노트만은 리비아 출신으로 과거 이슬람 반군세력인 ‘리비아전투그룹’의 지도자로 활동했었다. 이때 알 카에다와 접촉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런던에 위치한 反이슬람 극단주의 싱크탱크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베노트만의 주장에 따르면 ‘알카에다 조직 내부에서는 아라비아반도 출신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슬람 신자들은 아라비아반도 출신들을 신성시하는데 이들이 빈 라덴의 후임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폭넓게 퍼져 있다는 것이다.

    베노트만은 때문에 그를 일종의 과도기를 맡은 지도자라고 말하고 있다. 알 아델이 빈 라덴의 빈자리를 채우며 알 카에다 재건을 위해 아라비아 반도 출신이 아닌, 이집트 출신 지도부에 대한 조직 내 반응을 점검할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이 같은 추측은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알 카에다 내부에서 이집트 출신과 아라비아 반도 출신 간의 권력암투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과도 일부 맞아 떨어진다. 현재 세계 테러문제 전문가들은 향후 ‘알 카에다 네트워크’가 유지될지 아니면 각 지부별로 독립해 지금보다 더 느슨하게,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연합하는 형태가 될 지를 눈여겨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