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밥그릇 채우려고 민주당 흔드나”
  •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천안함 ‘역풍(逆風)’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불어닥친 ‘노풍(盧風)’을 등에 업고도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무릎을 꿇은 유시민 국민참여당 전 의원이 최근 당 대표 출마를 계기로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연대와 화합’을 통해 야권통합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야권화합’을 강조하는 그가 대권행보에 나서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제1야당인 민주당 때리기였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3+1(무상 급식·의료·보육+반값 대학등록금)’이라고 덜컥 내놨는데 선거용 구호로는 의미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논의하면 안 된다”며 민주당의 옆구리를 찔렀다.

    국민참여당에 현역 의원이 단 한명도 없는 상황에서 1석이 절박한 유 전 의원이 4.27 재보선을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 사수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 ▲ 유시민 국민참여당 전 의원 ⓒ연합뉴스
    ▲ 유시민 국민참여당 전 의원 ⓒ연합뉴스

    그러자 민주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바로 다음날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충분히 들여다보지도 않고 비난하는 정치공세이자, 전직 복지부 장관으로서 복지 논쟁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면서 “오히려 유 원장의 발언이야말로 선거용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반격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유시민 전 의원과 민주당의 관계는 더욱 불편해지고 있다.

    유 전 의원은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 ‘선거연합 가능한가’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을 권하는 사람도 많다”며 “대통령 되려면 기호 2번 달아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선명한 논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발언이다. 그는 “편한 길로 가서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다”며 “지역을 깔고 거대 양당 구조로 가는 것은 발전이 안된다. 정치가 안 되면 훌륭한 국가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당 구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또 다시 민주당을 노골적으로 자극한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상당한 불쾌감을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유시민이 진보에 기웃거리면서 민주당을 때리는 것은 자기 밥그릇을 채우기 위한 전술일 뿐”이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시로 민주당을 뒤흔드는 유시민의 명분을 이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단 1석을 위해 이런 식의 비겁한 행태를 일삼는 유시민이 언제까지 웃을지 지켜보겠다”라며 “정치철새라는 치명적 약점을 가지고 있는 유시민이 무언가를 깨달을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한편, 4.27 재보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은 국민참여당의 김해을 양보 요구를 일축하고 독자 후보를 낸 뒤 야권단일화를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