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측 "천안함 폭침, 연평도 도발에 대한 조치 선행돼야"北 "군사적 긴장해소 방안에 모두 포함시켜 다루자" 주장
  •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를 놓고 종일 진통을 겪었던 남북군사실무회담이 오후 7시 10분 정회됐다. 회의는 북한의 요구로 내일 오전 10시 속개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2월 8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고위급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회담을 개최한 결과 오전 1회, 오후 3회 등 총 4차례 회의를 가졌다”며 “이번 실무회담에서 양측은 남북고위급군사회담의 의제, 수석대표 수준, 시기, 장소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하였으나, 입장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 국방부는 “의제와 관련해 우리 측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와 추가도발 방지 확약이 있어야만 남북관계가 진전될 수 있다’고 말했고, 이에 북한 측은 ‘군사적 긴장해소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의제 속에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을 포함시켜 다루자’고 답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북한 측은 또한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만을 다루고자 하는 것은 고위급 군사회담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우리 측은 이에 물러서지 않고, 다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다른 모든 사안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하면서 ‘남북고위급군사회담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문제에 대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도출되면, 그 다음날이라도 ’군사적 긴장해소 방안‘ 등 북측이 제기한 문제를 포함한 상호 관심 사안을 얼마든지 협의할 수 있다’고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한 수석대표 수준에 대해 우리 측은 국방장관과 인민무력부장 또는 합참의장과 인민군 총참모장을 제안한 데 반해 북한 측은 인민무력부 부부장 또는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을 제시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한다. 본 회담의 시기와 장소는 본 회담의 주요 의제가 아닌 탓에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늘 실무회담은 오후 7시 10분 정회됐다. 9일 오전 10시 속개하기로 한 것이 북한의 요청으로 전해져 북한이 남북대화에 상당히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북한의 주장은 지금까지 남북대화 때마다 단골로 내세운 ‘포괄적 의제 협상’으로 핵심 주제에 ‘물 타기’를 하기 위한 북한의 대남협상전술 중 하나다. 천안함 폭침을 천안호 사건으로, 연평도 포격도발을 연평도 포격전으로 표현한 것도 자신들의 도발이 쌍방 간의 군사적 긴장에 따른 ‘교전’이라고 주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실무회담은 우리 정부가 지난 1월 10일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 및 추가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을 위한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제의하자 북한이 1월 20일 ‘남북고위급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예비회담(실무회담)을 제기해 이뤄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