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 박사 “새 권력체제 중국과 교감 이뤄진듯”
  •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루디거 프랑크(Rudiger Frank) 교수가 3대 권력세습 과정에 있는 북한의 김정일이 레임덕, 즉 권력이양기의 조기 권력누수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식 직후 8일 동안 북한을 방문해 다양한 북한 측 인사와 접촉했던 프랑크 박사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3대 권력세습 과정에 있는 북한 정권의 안정성과 관련해 여전히 김정일이 확실하게 북한 내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프랑크 박사는 김 위원장이 현재 한국 등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임기 말에 겪는 레임덕, 즉 권력이양기의 권력누수 현상이라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북한 김일성대학에서 수학한 프랑크 박사는 최근 북한 내 지배 엘리트 계층은 향후 북한 권력지형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이들은 김정일과 김정은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충성심을 보여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크 박사는 이러한 북한 엘리트들의 고민과 불안감은 이미 북한 내부의 안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크 박사는 이런 상황에서 김정일은 자신의 조기 권력누수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과거에는 아버지인 고 김일성 주석을 강조했지만 최근에는 자신이 유일한 북한의 지도자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일의 이러한 노력은 지난 9월 북한의 노동당 대표자회 이후 자신의 후계자인 김정은과 그의 고모인 김경희, 또 그 남편 장성택 등이 차지한 공식 직책을 살펴보면 잘 나타난다고 프랑크 박사는 말했다.
    다시 말해 김정은과 김경희, 그리고 장성택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정치국 위원, 그리고 당 정치국 후보위원 등으로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을 막고 자신은 국방위원회 위원장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또 당 비서국 총비서 등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북한 내 유일한 지도자로서 건재를 과시했다는 설명이다.
    프랑크 박사는 김정일의 이러한 행보는 그가 레임덕, 즉 권력이양기의 권력누수 현상을 우려해 자신이 여전히 북한 정권의 핵심임을 분명히 하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랑크 박사는 김정일 사후 북한에는 김정은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식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한의 새로운 권력체제의 성격에 대해 이미 중국과 북한 지도부 사이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졌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