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사람의 죽음이 존엄한 것이든 불행한 것이든 죽음은 그 누구도 함께할 수 없는 당사자만의 고독한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죽음이 대체로 행복하지 못한 것은 사회적 문제가 죽음의 현실에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 ▲ 삶, 죽음에게 길을 묻다 ⓒ 뉴데일리
    ▲ 삶, 죽음에게 길을 묻다 ⓒ 뉴데일리

    경제적 성공만을 최고로 삼는 가치관이 수많은 인생 도태자들을 양산하고 있고, 죽음을 오로지 육체적 현상으로만 이해하는 의료계의 무지도 죽음을 더욱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책은 죽음 문화에 대한 공개적이고도 사회적인 토론과 합의를 누차 강조한다. 경제적 원인으로 인한 자살을 개인의 의지박약으로만 보고 사회적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려는 노력을 쏟지 않는 한, 그리고 심폐사나 뇌사 등 죽음의 판정 육체적 기준만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뿐 죽음의 영적 차원을 도외시하는 한, 불행한 죽음은 계속될 뿐이다.
    저자 오진탁 교수는 10여 년이 넘게 죽음의 문제를 고민해온 철학자. 죽음에 대한 학제적 연구가 전무한 실정에서 1997년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죽음준비교육을 시작했다.
    2004년 생사학연구소를 개설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문제를 철학적 주제로 다루는 ‘생사학’이란 분야를 국내 처음 소개한 장본인이다.
    그는 죽음이란 우리 삶을 성숙시키는 ‘마지막 선물’이자 ‘최후의 기회’라고 말한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죽음은 곧 한 사람의 삶이 아름다웠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름다운 죽음이란 생전의 삶을 의미 있고 만족스럽게 보내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곧 행복한 삶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한다.
    이 책은 ‘죽음의 질’ 나아가 ‘삶의 질’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주는 작은 안내서이다. 저자가 ‘행복한 죽음’에 관해 이 책이 주장하는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죽음을 바르게 이해하고 준비한다면 행복한 죽음은 누구에게나 가능하다.
    또 죽음의 질을 높이는 것은 곧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기도 하다.

    종이거울 펴냄, 296면,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