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미술시간. 학생들이 폐신문은 서예지로, 우유팩은 모아 수채화물통으로 재활용한다. 

    체육시간. 운동 뒤 수돗가에서 손을 씻는 학생들이 비누칠을 하는 동안 수돗물을 끈다.

    점심시간. 급식을 받는 초등학생들은 먹을 만큼 만 배식을 받고 부족한 학생들은 따로 마련된 자율배식대를 이용한다.

    경상남도 창원의 내동초등학교가 하고 있는 녹색실천 사례들이다.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아젠다가 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선 환경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그린스쿨'이란 녹색뉴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린스쿨은 초·중·고등학교의 건물을 개보수하고 생태녹지 공간조성, 빗물이용 시설, 에너지 절약 시설 등을 설치해 학교를 녹색문명의 체험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추진했다. 2009년부터 2012년 까지 총 1조원을 투입한다.

    지난달 3일에는 국회에서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 주최로 '그린스쿨 활성화 방안'이란 주제로 공청회까지 열릴 만큼 정부·여당의 관심이 높다. 이 공청회를 통해 제시된 것이 '1교 1환경교사 제도' 도입이다. 그린스쿨로 지정된 학교 마다 환경교사를 배치해 학생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자는 것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국가 아젠다를 효율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선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아직 이 제도 도입은 준비단계다.

    그러나 내동초등학교는 전 교사가 '환경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학교 내에서 할 수 있는 녹색생활방안을 찾아 선생님들부터 실천했고, 자연스레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정숙 교장은 2일 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부임했는데 와 보니 학생들이 이미 녹색실천을 하고 있었고 올해에는 더 대대적으로 환경교육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 학교와 마찬가지로 이 학교 역시 환경교사는 없지만 모든 담임교사들이 반 학생들에게 '환경교육'을 하고 있고 교사들 먼저 학교생활에서 녹색실천을 솔선수범하고 있다.

    김 교장은 "아무리 학생들에게 노트를 아껴쓰라고 해도 선생님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초등학생들은 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기 위해선 선생님들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김 교장은 이면지 활용, 시험지 양면 인쇄 등 교사들에게 먼저 녹색실천을 요구했다.

    김 교장은 또 "기본교육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과 가정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존에 없던 '학부모회'도 만들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녹색생활을 해야 효율이 더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김 교장은 부임 뒤 '학부모회'를 만들고 학교의 친환경 교육 설명회를 열고 학부모들에게 동참을 주문했다. 이후 학부모들은 자발적으로 '녹색어머니회'를 만들어 자녀들에게 녹색생활을 지도하고 있다. 김 교장은 "학교에서 아무런 지원도 못해주는 데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를 해줘 너무 고맙다"며 "학생이 650여명인데 지원하는 학부모만 100명이 넘는다"고 자랑했다.

    내동초등학교에는 특별한 것도 있다. 지역의 기업과 '1사1교 자매결연'을 맺어 매년 '공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김 교장은 "학부모의 4분의 1 이상이 이 기업에 다니고 있어 자매결연을 맺었다"며 "이 기업에서 매년 공학교실을 열어 학생들에게 자연환경의 변화와 에너지 활용 방법 등 환경에 관한 여러 가지를 교육해주고 있다"고 말한 뒤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1년에 두 번 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점차 전 학년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게 김 교장의 계획이다.

    내동초등학교도 지난 1월 '그린스쿨' 대상학교로 선정됐다. 올 여름방학이 지나면 학교 건물도 친환경소재로 바뀌고 생태공원과 연못 등 녹색공간이 조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