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게임 산업 선진국으로 불린다. 세계 시장을 석권한 게임도 많고 게이머들의 수준도 세계 최고급이라 세계 게임 산업의 선도 주자로 불릴 만 하다.

    그렇지만 막상 국내 사정을 들여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에서는 게임에 대한 청소년들의 과도한 몰입으로 ‘게임 중독’이란 말이 유행하는 등 게임의 역기능이 주로 강조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게임콘텐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여기에다 중국 등 신흥 시장의 부상으로 인한 세계 게임 시장 경쟁 심화로 국내 게임콘텐츠 산업의 선도적 위상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 ▲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에도 불구하고 한국 게임 산업 경쟁력 강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연합뉴스
    ▲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에도 불구하고 한국 게임 산업 경쟁력 강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연합뉴스

    이런 국내 게임콘텐츠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보고서가 발간됐다. 국회입법조사처(처장 임종훈)가 17일 내놓은 ‘게임콘텐츠의 현황 및 육성 방안’이다. 보고서는 한국 게임콘텐츠 현황을 살펴보고 육성 방안을 모색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 전반에 만연한 게임콘텐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게임콘텐츠의 문화적 가치와 관련 산업의 건전 성장을 저해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게임콘텐츠의 사회·문화적 위상 제고를 위한 몇가지 제언을 내놓고 있다.

    우선 게임콘텐츠의 소비와 각종 사회문제(범죄) 발생 간의 연관성, 게임콘텐츠의 순기능 및 역기능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한 뒤 이를 바탕으로 게임콘텐츠 가치를 객관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차세대 게임콘텐츠로 성장이 기대되는 기능성게임(Serious Game, 게임적 요소를 충분히 포함하고 있으면서 재미요소 외에 특별한 목적을 갖는 게임)은 교육 의료 등 다양한 산업과 연관돼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므로 이를 적극 연구하고 홍보해 게임콘텐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능성게임은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민간의 자본 및 인력 유입을 위해서는 정부 주도 파일럿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게임 과몰입 등 논란이 되는 게임콘텐츠의 역기능, 게임아이템 현금거래 문제 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게임 과몰입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전문적인 치료 프로그램 개발·보급, 관련 전문 인력 양성 방안 등을 마련하고 청소년 뿐 아니라 미취학 아동이나 성인의 게임 과몰입 문제까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게임아이템 현금거래 문제를 해결하려면 게임아이템의 법적 성질 및 소유권 귀속문제, 현금거래 허용 여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수립하고 이를 입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국내 게임콘텐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제로 ▲ 게임전공 학과의 전공별 커리큘럼 특화 ▲ 실무 지식을 갖춘 전문 교수요원 확충 ▲ 게임콘텐츠 해외 진출 추세를 뒷받침할 국가별·권역별 전문인력 양성 등을 꼽았다. 또 온라인게임, 대기업 중심 시장구조를 다양한 플랫폼과 전문 스튜디오가 공존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결론을 통해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연관 산업에 적용하고 시기를 조절해 상품으로 출시해야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 제대로 적용시킬 수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은 현재의 킬러콘텐츠 제작지원 방식에서 더 나아가 콘텐츠 스토리텔링 역량 강화, 장르간 업체 컨소시엄 구축 등 OSMU 성공 사례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개돼야”한다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