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되는 환경성과지수(EPI) 평가에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꼴찌로 추락했다. 정부는 그동안 2030년까지 EPI 순위를 세계 10위 이내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어 이 성적표는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27일 환경부에 따르면 28일 발표될 올해 EPI 평가에서 한국은 57.0점을 받아 세계 163개국 중 94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8년 순위(전체 149개국 중 51위, OECD 30개 회원국 중 26위)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니카라과(57.1점, 93위)와 가봉(56.4점, 95위)과 비슷한 수준이다.

    EPI는 미국 예일대 환경 법·정책센터와 컬럼비아대 국제지구과학정보센터가 격년으로 산정해 WEF에서 발표하는 지수로 국가별 환경수준을 계량화해 평가하는 환경분야 종합지표다.

    한국은 이산화황(145위) 질산화물(158위) 비메탄휘발성유기화합물(156위), 오존(132위) 등 모든 대기오염물질 지표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또 농업보조금(153위) 산업부문 온실가스 집약도(146위) 생물군보호(119위)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118위) 농업용수 집약도(108위) 등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 순위는 아이슬란드가 93.5점으로 1위를 차지, 스위스(89.1점) 코스타리카(86.4점) 스웨덴(86.0점) 노르웨이(81.1점)가 그 뒤를 이었고 모리셔스(80.6점) 프랑스(78.2점) 오스트리아(78.1점) 쿠바(78.1점) 콜롬비아(76.8점)가 10위 안에 들었다.

    선진국 가운데 영국은 74.2점으로 14위, 독일은 73.2점으로 17위, 일본은 72.5점으로 20위, 캐나다는 66.4점으로 46위였다. 미국은 63.5점으로 61위, 중국은 49.0점으로 121위, 북한은 41.8점으로 147위였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정부는 "자료수집과 평가기준에 문제가 있다"면서도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서둘러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발표가 지표 구성체계, 자료수집·평가기준 등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고 EPI 결과의 일관성·신뢰성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며 "많은 국가를 비교할 수 있는 일관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아 그간 4차례 작성 과정에서 매번 자료 수집가공의 편의성에 따라 평가항목, 사용되는 데이터가 변경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OECD 30개국 중 19개국 순위가 하락했는데 한국 뿐 아니라 캐나다가 34계단, 벨기에 31계단, 그리스 27계단, 미국이 22계단 떨어지는 등 변화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국가적 과제로 저탄소 녹색성장, 4대강 살리기 사업, 대기오염물질 저감 대책 강화 등을 시급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