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개최된 G8 확대정상회의 내내 여러 차례 글로벌 이슈에 대해 보조를 맞추며 '찰떡 공조'를 과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G8 확대정상회의 두번째 세션인 MEF(기후변화회의)에서 "기후변화에 선진국과 개도국이 공동 대처하려면 재원과 기술 이전에 관한 원칙적 합의만으로는 부족하며, 세부 사항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MEF 워킹그룹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더 구체적인 합의 도출을 위해 워킹그룹을 만들자는 이 대통령의 제안은 좋은 아이디어"라면서 "오는 9월 피츠버그 G20 회의에 앞서 재무장관들이 모여 선진국의 개도국 재정 지원문제를 검토하는 것이 좋겠다"며 즉석에서 이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하고 회의를 마무리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G8 확대정상회의 마지막 세션인 식량안보회의에 참석,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이명박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G8 확대정상회의 마지막 세션인 식량안보회의에 참석,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오바마 대통령은 세번째 세션인 식량안보회의에서 첫 선도발언을 통해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우리 아버지가 케냐 사람이다. 1950년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셨는데 그 당시 케냐의 GDP(국내총생산)가 한국보다 높았다. 그런데 오늘날은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결국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들이 각자 노력해야겠지만 지원을 받는 나라들의 '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 건전한 국가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한국을 모범사례로 거론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식량위기 해결을 위한 이니셔티브'가 기아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논의한 여러 정상들의 의지를 모으게 되면 식량 안보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될 것"이라며 화답하듯 오바마 대통령을 지원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1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의 때도 당초 예정됐던 확대정상회담(각료 등이 배석하는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채 단독정상회담만 50분가량 진행하고 공동기자회견과 오찬까지 갖는 등 상호 배려와 우호를 과시했었다.

    식량안보회의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식량 지원을 계속하는 한편 (개도국) 농업생산 증진을 위해 인프라 개발에 대한 지원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며 "한국은 과거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토대로 인류의 큰 과제인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두려면 지원을 받는 나라의 '굿 거버넌스'를 증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아프리카 대륙을 예로 들면서 "아프리카는 최고의 선진 농업기술이 필요하다기보다는 오히려 현지에 적합한 맞춤형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 식량 문제에 의미있는 진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식량안보 회의에서 '과거 지원을 받던 나라'에서 '책임있는 세계 국가 일원'으로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의미있는 기여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