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탁낫한 스님의 '엄마' ⓒ 뉴데일리
    ▲ 탁낫한 스님의 '엄마' ⓒ 뉴데일리

    힘들고 어려울 때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아내? 남편? 자식? 형제? 모두 아니다. 언제든 달려가면 품어주고 쉴 수 있는 곳! 바로 ‘어머니’ 아닌 우리 ‘엄마’들이다.

    먹고살기 바빠 까맣게 잊고 지내다 큰일이나 혹은 문득 생각나면 그제야 전화 드는 못 된 자식들이어도 ‘엄마’는 뭐라 꾸중하지 않으신다.
    해거름 동구 밖까지 나와 놀이에 지쳐 겨우 집으로 돌아가는 철부지 기다렸던 그 모습, 그 음성으로 ‘엄마’는 말없이 우리를 기다려주고 보듬어 안아 주신다.

    평화운동가 틱낫한 스님은 이 책 '엄마'의 첫 장에서 우리에게 묻는다.
    혹시, 엄마 뱃속에서 머물던 그때를 기억하느냐고. 그리고 말한다. “엄마 뱃속에서 한번쯤 지었을 미소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완벽하게 평안한 미소였다”라고. 아무 걱정 없었던 자궁(子宮)은 말 그대로 자식들의 궁궐이었다고.
    우리는 그 완벽한 극락을, 반야심경이 말하는 피안의 언덕을 그리고 그 곳으로 돌아가기를 꿈꾼다. ‘아제아제바라아제’를 암송하는 마음 역시 그것이다.

    틱낫한 스님은 이 책에서 우리의 궁궐을, 피안의 언덕을 가는 길을 일러준다.
    엄마와 우리가 하나인 이유, 영원히 변치 않은 엄마의 사랑 속에서 살 수 있는 법, 엄마에 대한 화와 실망을 사랑으로 바꾸는 법, 엄마를 행복하게 해 드릴 수 있는 방법.
    이 네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는 이미 우리가 떠나온 우리의 궁궐에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저는 엄마를 떠나 승려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선택을 한 것에 지금도 마음 한구석이 아픕니다. 엄마의 사랑이라는 진귀한 보배에서 충분히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말았으니까요. 저는 여러분이 엄마는 가장 맛좋은 바나나 같고, 맛난 쌀과 같고, 벌꿀이나 설탕 같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랄 뿐입니다. 엄마는 사랑입니다."
    스님의 이 한 마디가 언제나 불효자들인 우리 가슴을 파고든다.

    아름다운인연 펴냄, 116쪽, 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