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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이틀 전인 지난 2008년 2월 말,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의 돈 500만 달러(현재 환율로 약 70억원)가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 계좌에 입금됐다는 진술이 확보된 것으로 30일 드러났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 돈은 노 전 대통령 친인척의 투자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져 실제 소유자가 누구인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노컷뉴스는 또 검찰이 새롭게 파악한 500만 달러는 박연차 회장이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차용증을 받고 전달했던 15억원과는 별개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홍콩 현지법인인 APC의 해외 비자금 사용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돈의 성격과 대가성 여부, 사용처 등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연차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이틀 전쯤 건호씨 계좌를 통해 미화 50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건호씨는 대기업에 근무하다 지난 2006년 9월 무급휴직을 내고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유학했으며 지난해 10월 복귀한 뒤 미국 현지법인에서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퇴임 이후에 전달했던 15억원과 달리 500만 달러의 뭉칫돈은 퇴임 직전 전달된 것으로 확인돼 검찰은 직무 관련성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재임 중에 거액을 받았다면 직무관련성을 의심할 만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실제 돈 전달 과정을 인지하고 있었는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홍콩 금융당국으로부터 APC의 계좌내역을 추가로 확보하는 대로 관련 진술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노컷뉴스는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친인척이 받아서 투자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안다"며 "투자에 들어간 이 돈은 지금도 남아 있지만 당시 돈 전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측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검찰이 수사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힐 경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