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초청으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 중진의원 오찬 간담회는 모처럼 '화합'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약 8개월만에 다시 만나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각별한 예우를 보여 화합무드 조성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간담회에 앞서 환담장에 들어서며 "환영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인사한 후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건네고 근황을 물어보는 등 관심을 보였다. 홍준표 원내대표에게는 "여전히 빨간 넥타이네"라며 관심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와는 다른 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오늘 또…(생일이라는데)"라며 이날 박 전 대표의 57번째 생일을 언급했고, 박 전 대표는 웃으며 "그렇게 됐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마치 날짜를 맞춘 것 같다"며 박 전 대표의 생일을 거듭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다시 한번 박 전 대표의 생일을 거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노력했다. 이 대통령은 "좋은 날 모두 오셨다. 생일 케이크는 없나"라고 즉석 멘트를 날렸고,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준비했습니다"라고 크게 답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유도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사정이 어려우니까 당 생각이 난다"면서 "우리 당이 '숫자가 많고 화합은 안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게(화합) 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진들이 중심이 돼서 금년 1년간 힘을 모아주시면 정부가 열심히 해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1년 정신없이 지났고, 설이 지나며 어려우니까 당 생각이 난다. 어려우니까 더 간절한 것 같은데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다함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 인사말이 끝나자 박희태 대표는 "당이 잘 하면 후사한다니 열심히 하자"고 농담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앞서 도착한 이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은 환담장에서 농담조로 "왜 이리 분위기가 엄숙한가"라며 화합무드 조성에 일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박 전 대표와도 악수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박 전 대표에게 "생신 축하한다" "가운데 자리로 오시라"며 인사를 건넸다.

    오찬 모두발언을 통해 이 대통령은 "올해는 모든 것에 대해 각오를 달리 가져야 하는 해"라고 당 지도부를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경제적 장애물은 당정이 힘을 모아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지금은 '긍정의 힘'을 모을 때"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금년 연말 경제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지, 국민에게 희망의 싹을 보여줄 수 있는 지는 전적으로 집권여당과 정부에 달려있다"면서 "그때는 우리가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당 지도부의 비상한 각오를 주문했다. 또 "당정이 진정 화합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데 나부터 나서겠다"며 적극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박 전 대표를 위한 '깜짝 이벤트'로 생일 축하 케이크 커팅식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생일 축하 노래를 함께 부르며 박 전 대표를 축하했다고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내 생일 때는 이런 것도 안해주더라"면서 "왜 초가 두개냐"고 물었다. '20살 처럼 젊게 사시라는 취지'라는 비서진의 대답에 박 전 대표는 "200살이라는 뜻이죠"라며 농을 받았고, 이 대통령은 "아니, 200살까지 살라는 얘기다"고 이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행정안전부 장관에 자당 이달곤 의원을 내정한 것과 관련, 박희태 대표가 "이 의원을 입각시켜 감사하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박 대표 명에 따른 것"이라고 가볍게 받는 등 당청 화합 무드는 계속됐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께서 직접 생일을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경제를 꼭 살려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 홍사덕 의원, 이윤성 국회부의장, 안상수 김무성 의원 등에 이어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박 전 대표는 "2월 국회가 오늘부터 시작되는데 쟁점법안일수록 국민 이해를 구하고 국민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쟁점법안과 관련해 정부, 야당, 국민이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아무쪼록 당과 정부가 긴밀히 협의해 경제도 살아나고 법안도 잘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동관 대변인은 "회동 키워드는 당청간의 소통과 화합, 그리고 박 전 대표의 57회 생신 축하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찬은 환담시간을 가진 후 12시부터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오찬에는 해외출장 중인 정몽준 최고위원과 이경재 의원을 제외한 23명의 당 인사가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선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 윤진식 경제 박재완 국정기획 이동관 대변인 박형준 홍보기획관 김해수 정무비서관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