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9일자 오피니언면에 언론인 류근일씨가 쓴 '교육부 편수팀을 교체하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건국 60주년을 전후한 오늘의 우리 청년 학생들의 자화상 두 가지를 목격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자화상―'세상을 향한 이성의 소리 바이트'라는 대학생 웹진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그것이다.

    조사대상 대학생 52.6%가 8·15를 광복절이자 또한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64.4%가 대한민국 60년의 경제발전은 대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70%가 대한민국 건국을 '미군정에 의한 불완전한 건국' '남한만의 단독정권으로 분단이 고착된 계기'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비쳤다. 대한민국 60년을 성공한 역사라고 보고 그것을 당연히 기념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건국=단독정권=분단고착'이라고 폄하하는 모순―이것을 어떤 학자는 '잘못된 역사교육 탓'이라고 풀이했다.

    분단은 대한민국 건국 훨씬 이전에 북한지역에 수립된 '인민위원회', 공산당 1당독재, 김일성 1인독재, 자유민주주의자·민족주의자·민족공산주의자 숙청으로 이미 돌이킬 수 없게 고착되었다. 공산주의, 인민민주주의 권력의 '무자비한 혁명'이 강제되었다는 것 자체가 바로 '분단고착'이 아니고 무엇인가? 자유민주 세상을 바라는 사람들로서는 그런 피의 살육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죽어줄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반쪽에나마 자유민주주의 교두보를 확보하려 한 것이 대한민국 건국이었다. 이게 뭐가, 어디가 잘못됐는가?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젊음의 자화상도 볼 수 있었다. 8·15 건국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한민국 편 젊은이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노노데모' 회원들이 청계천 광장에 모였다. 가입자 3만5000명을 돌파한 '노노데모' 회원들을 대표해 '촛불 반대 1인 시위자' 이세진 학생과 또 다른 학생 곽민호군이 '인사말'을 낭독했다.

    그들의 '인사말'은 대한민국 60년사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오해'와 '자학사관'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이었다. '독재'와 '부정'만이 대한민국 60년, 특히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자신들이 알고 있었던 것의 전부였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김일성의 건국은 민족말살의 시작이었고 이승만의 건국은 민족번영의 시작이었다고 선언했다.

    "대한민국의 건국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나라가 어떤 국가였겠습니까?" "자유와 해방이 없는 세계 최악의 인권유린 국가 북한을 우리는 생각해 봅니다." 그들은 계속 외쳤다. "우리는 그냥 물려받았기에 우리가 누리는 행복도 다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촛불 폭동을 보며 자유민주주의는 몸으로, 손으로, 양심으로 싸워서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한민국 편에서 바라볼 때 '건국=분단고착의 계기'라고 보는 젊은이들은 잘못된 역사교육에 반쯤 최면당해 있는 상태다. 반면에 '노노데모' 학생들은 거기서 스스로 체험을 통해 깨어난 상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편 기성세대가 할 일은 자명하다. 일부 젊은이들의 '자학사관'을 해독시킬 '긍지(矜持)의 사관'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반(反), 비(非)대한민국 역사교과서를 대체할 친(親)대한민국 검인정 교과서를 널리 보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금의 교육부 교과서 편수 담당 팀을 대폭 갈아치워야 한다. 지금의 팀은 노무현 시대의 팀 그대로다. 이들을 놔두고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교육평가원으로 하여금 새 검인정 교과서의 올바른 지침을 만들도록 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그들이 '좋은 지침'을 만들어 '좋은 집필자'들이 '좋은 교과서'를 출판해 '좋은 편수 팀'이 '검인정'을 해주어야 한다. 여기엔 적어도 2년이 필요하다. 이래서 이명박 정부는 내년의 '제8차 교육과정' 결정을 뒤로 미뤄야 한다. 그동안은 현행 교과서를 교정해서 쓰게 해야 한다.

    대한민국 진영은 '방송 탈환' 투쟁에 이어 '교과서 탈환' 투쟁으로 돌입해야 한다. '촛불'에 겁먹은 이명박 정부가 '역사 탈환'을 결행할 수밖에 없게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