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각 후보들은 25일 TV토론회를 갖고 당내외 각종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MBC TV가 생중계했으며 박희태 정몽준 진영 공성진 허태열 박순자 김성조 후보 7명이 참가해 '정국혼란의 원인과 바람직한 당정청 관계'를 주제로 토론을 이어갔다. 또 각 후보는 내각 개편, 권력사유화 문제, 공기업 민영화, 친박 복당, 보수대연합 등 당이 당면한 과제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풀어냈다.

    ◆내각 개편→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빚어진 민심 이반을 수습하기 위해 청와대가 내각 개편을 추진 중인 가운데 각 후보들은 내각 개편의 폭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 

    먼저 정몽준 후보는 "대폭이냐, 소폭이냐 말하는데 폭도 중요하지만 나라가 위기 상황일 때는 여야 관계를 떠나서 폭넓게 야당했던 좋은 분들도 참여할 계기가 있었으면 한다"면서 여야를 아우르는 개각을 주문했다. 

    진영 후보는 "지금은 거의 거국내각을 구성할 정도의 개각을 해야 한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신뢰가 많이 떨어진 만큼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개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공성진 후보는 "개각 폭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국민이 감동받을 정도의 폭이 돼야 한다"면서 "단, 국정 공백이 있으면 안된다.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야 옳지 지금 폭을 정한다는 것은 국정 공백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대폭개각 반대의사를 보였다.

    허태열 후보는 "촛불집회가 다소 수그러든 상태를 보이니 총리를 뺀 중폭 개각이 논의되는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여론이 안좋을 때는 전면 개각한다고 해놓고 말이 달라져 중폭 개각하면 국민이 어떻게 보겠나. 국정 공백 운운은 잘못된 얘기"라고 반박하며 총리 교체를 포함한 내각 개편을 주문했다.

    김성조 후보는 "국민의 심판을 받은 분들까지 포함시키는 거국내각은 옳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인사폭은 대폭 커져야 하며 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희태 후보는 "이 대통령이 잘 판단할 것"이라며 "이 정권이 이렇게 위기상황에 몰린 것은 정치력 부재다. 정치력 없는 분들이 내각에 있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정치력 있는 국회의원들 많이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대연합→이명박 대통령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만남을 '보수대연합'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한나라당 당권 후보들은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진 후보는 "이 대통령이 이 총재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보수대연합은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보수 우파도 너무 추구하는 목표와 지향이 달라져서 한 그릇에 담기 어렵고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 후보는 "쇠고기 정국을 돌아보면 촛불시위에 나오는 시민 대부분이 진보 성향이기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고 생활정치를 하는 소시민과 가정주부가 70~80%였다"면서 "진보이기 때문에 보수대연합을 해야 한다는 것은 그렇지만 이 총재는 원로로 모셔 견해를 듣고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이 대통령과 이 총재가 만나고 보수대연합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대통령이 보수대연합하려고 만난거 아니라, 큰 원로라 얘기를 들으려고 만난 것"이라며 "보수대연합 보다는 국민대연합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희태 후보는 "보수대연합이 지금의 시국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적절치 않고 정계에서도 구체적인 움직임도 없고, 실체도 없다"면서 "지금 국회의 세력판도나 우리 당 세력으로 볼 때 전 보수세력을 다 합쳐서 오히려 대결의 정치를 더 심화시킬 필요가 있느냐"고 말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는 "너무 과잉 대응"이라면서 "거국내각도 너무 과잉대응이고, 보수대연합도 오히려 진보측을 자극해서 뭉치게 만들고 좌우 갈등으로 비화되니 더 안나오는게 좋다"는 뜻을 밝혔다.

    허 후보는 "한나라당은 절대 안정의석을 확보하고 있고, 친박복당이 이뤄지면 200석 가까이 될 것"이라며 "지금의 국가 위기는 숫자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보수대연합은 주소를 잘못 찾았다"고 지적했다.

    박순자 후보는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에 앞서 한나라당은 한국노총과 정책공조를 했다. 지난번 이 대통령이 정치경륜을 가진 이 총재를 만난 것은 국정운영의 소통"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은 보수와 진보까지도 껴안을 수 있는 물꼬를 트고 있고, 당내에서 보수라는 용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