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너무 많으셔서… 이제 그만 하시지요". “경륜과 조화 보다는 젊음과 신선함이 우선입니다." 요즘 이런 주장들이 언론을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공천과정에서 불어진 말들이다.

    유엔(UN)의 인구기준에 따르면 전체 인구중 65세 이상의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라고 하고,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기준으로 65세 이상의 인구비율이 8.7%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고, 2019년에는 고령 사회, 2030년이면 초고령 사회인 2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령 인구는 각 사회 영역에서 고도의 지식과 경험이 축적된 매우 훌륭한 인적 자원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고령 인구를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나이가 많기 때문에 구태의연(舊態依然)하다는 이상한 논리로 퇴직 시키고 있다. 과거 매우 유능한 기술자였는데, 지금은 상가 경비원 자리를 어렵게 구했다고, 그래도 일을 할 수 있어 좋다는 노인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고령 인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들 인구는 우리 사회가 단순히 부양해야 될 비경제활동인구이기 보다는 그동안의 축적된 경험과 지식으로 우리 사회를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경제활동인구, 더 나아가 인적 자원의 보고로 인식해야 한다. 또한 전문 영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 줄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물리적인 '나이'와 풍부한 국정 운영 경험인 '선수'가 많을수록 공천에서 탈락시킨다는 공천기준은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병폐로 인해 국민들은 한때에 '젊음'은 보다 깨끗하고 정의로며 유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단순히 젊다고 해서 깨끗하지도 정의롭지도 유능하지도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 고 있다.

    오히려 국정 경험이 없는 젊음은 오만과 오기의 아마추어식 국정 운영으로 국가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오직 젊음을 선호하기 보다는 신구(新舊)간의 조화가 필요하다. 젊음의 패기와 열정이 노령 인구의 연륜과 적절히 어울어질 때 시행착오없는 편안하고 발전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따라 정치적 경륜이 풍부하고 화해와 조정의 명수로 정평이 나 있는 분들이 나이가 많기 때문에 사퇴해야 한다는 이상한 주장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