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좌파정권 종식과 보수우익의 정권탈환이라는 기치하에 한나라당을 '비판적 지지'했던 보수진영에서는 4.25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의 참패를 계기로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고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정권교체를 당면과제로 걸고 한나라당을 적극 지지했던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이 26일 한나라당의 수구부패를 강력 비판하고 '독자적 길을 모색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해 주목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개혁을 하지 않으면'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독자적 길'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강한 경고를 넘어 정치세력화를 향한 구체적 행동을 취하려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이미 일각에서는 향후 사태 전개여하에 따라서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중심으로한 중도우파의  정치적세력화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었다. 정치적 세력화라는 것은 단순히 정책적인 조언이나 비판을 넘어 대선정국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창당'또는 '독자후보를 내는 것' 등을 포함한다. 전국적으로 15만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린 전국연합에게 있어 '독자적 길의 모색'이라는 표현은 한나라당이라는 현실적 정치세력을 정권교체의 중심으로 생각했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직접 정치세력으로 정권교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보수우익 진영의 정권교체 전략에 중요한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뉴라이트전국연합이 대선 정국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최진학 정책식장은 2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독자적 길'이란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오래전부터 많은 논의가 있어왔다"며 "여러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나라당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창당, 독자후보를 내는 방안도 모든 방안에 포함된다"고 말해 정치적인 행보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얼마전 뉴라이트전국연합 이석연 상임대표도 '정권교체 역할론'을 역설한 바 있다.한나라당의 불쏘시개론이 나오던 와중에 그의 정권교체 역할론이 나왔기에 그냥 흘려 들을수 없는 뼈있는 말이었다.

    ◆독자적 정치세력 가능성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이념적 노선을 살펴보면 한나라당과의 결별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행동하는 보수' '개혁적 보수'를 지향한다. 불분명한 한나라당의 보수 이미지와는 다르게 뉴라이트전국연합의 노선의 색깔은 분명하다. 뉴라이트전국연합에게 있어 한나라당은 애증의 존재다. 한나라당은 뉴라이트전국연합과 똑같이 좌파정권의 종식이라는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에서 볼수 있듯 보수의 자정과 개혁을 원하는 뉴라이트전국연합에게 한나라당은 타파와 개혁의 존재도 되는 것. 

    전국연합출신인 이동호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 총간사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4.25 재·보선 선거에서 참패한 이유의 핵심은 자정 노력이 부족했던 것에 국민이 실망한 것"이라며 "뉴라이트운동의 본질은 스스로 개혁하는 보수가 되자는 것이다. 개혁하지 않는 보수는 타파의 대상이 된다. 노무현 실정에 반감을 가진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지지했다. 한나라당이 과거의 '차떼기 당'이미지를 쇄신해서가 아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역시 정권교체라는 대의로 한나라당을 지지했지만 한나라당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고 말한 점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선택할 수 있는 첫번째 방안=독자 경선후보

    뉴라이트전국연합이 할 수 있는 정치적 선택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는 뉴라이트전국연합에서 독자적인 경선 후보를 내는 것이다.이는 한나라당의 불쏘시개론과 궤를 같이한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을 쇄신하기 위해 내부에서 독자후보를 내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며 "뉴라이트는 행동하는 보수다. 한나라당만 믿고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다. 독자후보를 내서라도 한나라당 내부에서 한나라당을 개혁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해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재보선 선거가 끝나고 '불쏘시개론'이 더욱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뉴라이트전국연합의 독자후보론은 상당히 힘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한나라당 안팎에서 뉴라이트전국연합 이석연 상임대표를 '영남 수구'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을 쇄신시킬 잠재적 제3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상임대표도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어떠한 역할도 하겠다고 밝혔었다.

    선택할 수 있는 두번째 방안=창당

    또 다른 방안은 독자창당이다. 이와관련 27일부터 시작되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의 '뉴라이트 희망 전진대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면서 15만명의 인원이 동원되는 커다란 행사가 추진되고 있는 것. 전국 순회 전진대회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앞으로 행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거대조직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은 현재 주요 당과 겨뤄도 뒤지지 않을 조직과 세를 과시하고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이런 거대한 조직력을 강화하는 전국 순회 대장정을 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성호 대변인은 이와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말했다. 그는 '창당작업 아니냐'는 뉴데일리의 질문에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정치를 하려고 만들어진 조직은 아니다"면서도 "독자적 길에 여러가지 논의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행보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대답해 창당도 고려하고 있는 방안임을 시사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이 독자창당의 길로 나설 경우 대선에서 독자후보를 내 오는 8월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와 대선에 임박해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극적인 후보단일화를 이루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극적인 단일화로 승리를 거뭐진 것과 유사한 방안이라고 하겠다.

    또 한나라당의 두 유력후보인 박근혜 이명박 두 후보간의 경선다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각자가 제 갈 길을 가는 최악의 상황이 올 경우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이들 두 후보중 한명의 베이스캠프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도 물론 보수우익 후보의 막판 단일화를 전제로 깔고 있기는 하나 정치권에서는 극단적인 경우 두 후보가 대선에 동시출마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답은 분진합격?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전 월간조선 대표)는 여당의 분진합격(따로 싸우다 나중에 합심해서 적을 공격하는 것)을 조심하라고 말한바 있다. 일각에서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이런 방법을 채택하는 것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권은 2002년 대선에서 보여줬던 막판 협공에 재미를 봤고 2007년 대선을 앞두고도 과거의 이 같은 방법을 따르려고 한다. 보수진영도 그같은 방법을 마다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뉴라이트진영이 그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러나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정치 세력화 된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제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잘해서 건전한 비판을 받으며 자정노력을 한다면 뉴라이트가 건전한 비판을 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지만 그런 자정노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뉴라이트전국연합이 그들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한나라당의 향후 태도에 따라 뉴라이트전국연합의 방향이 달라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