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신당모임이 독자적인 창당 작업에 착수하면서 통합신당 창당 협상이 결렬되자 민주당은 20일 ‘뒤통수를 맞은 듯’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내줄 것은 다 내주고 결국 들러리만 됐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중도개혁 세력 통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격한 독설은 삼가는 등 향후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은 “앞으로도 중도개혁 세력 통합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오늘 열린우리당 탈당파가 자기들만의 (창당) 발기인대회를 강행한 것은 열린당을 탈당할 때 독자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며 “민주당과 통합신당을 오는 5월 6일 창당하겠다던 약속도 파기한 것으로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그들은 민주당과의 공동정당 창당 방식으로 자신들의 독자신당에 민주당을 흡수하는 방침을 주장하고 추진해 왔다”며 “통합신당 지도체제도 3,4인의 공동대표제를 주장하면서 민주당의 가치와 실체를 애써 인정하지 않고 민주당 비하·왜소화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탈당파 내부에도 통합신당파가 있는 반면 독자신당창당파가 존재해 내부 이견이 민주당과의 합의를 두 차례나 파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드디어 오늘 자신들만으로 발기인대회를 갖는 등 독자신당 창당을 강행함으로써 민주당과의 통합신당 창당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통합신당모임이 합의문에 잉크도 마르기전에 약속을 파기한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열린당이 망한 이유를 이제 알겠다”고 비난했다. 그는 “통합신당모임이 독자적으로 만드는 신당은 땅값 보상비를 많이 타먹기 위해 급조한 가건물에 불과하다”고 혹평한 뒤 “열린당 탈당파들은 더 이상 국민들을 기만하고 정치판을 오염시키지 말고 국민 앞에 사죄한 후 열린당으로 복귀하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열린당 탈당파 통합신당모임은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정치권 인사 24명(국회의원 10명, 외부인사 14명)이 참여한 ‘중도개혁통합신당(가칭)’ 창당 발기인대회를 개최했다. 이로써 난항을 겪던 민주당과의 통합신당 창당 협상이 공식적으로 결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