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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정부기관으로 간판 바꿔라"

입력 2006-09-09 14:51 수정 2009-04-28 14:44

“참여연대는 정부 산하기관으로 간판을 바꿔달아라”

국내 대표적 시민단체로 '군림'해왔던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의 정부 기구 진출 현황을 다룬, 이른바 ‘참여연대 보고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 보고서를 펴낸 연세대 사회학과 유석춘 교수가 9일 참여연대를 향해 작심한 듯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유 교수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참여연대 전현직 임직원 1/3이상이 정부 권력기구에 가 있다는 것은 시민단체라는 수준을 넘어서 정부권력과 유착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교수가 최근 발표한 ‘참여연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참여연대의 전․현직 임원 417명(현재 직업이 확인된 경우) 가운데 150명(36.1%)이 청와대와 정부 고위직, 산하 각종 위원회 등 313개 자리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이번 보고서의 의미에 대해 “참여연대는 국가를 감시하고 정책을 비판한다는 시민단체 본연의 역할은 커녕 정부에 대한 문제제기 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역사상 이 정도로 권력과 유착된 시민단체는 처음이다. 권위주의 정부 시대, 육사출신의 정부 기관 진출정도가 이에 버금가는 일인 것 같다”고 개탄했다.

유 교수는 또 “개별적 사례들을 통해 ‘참여연대가 권력에 개입을 많이 한다’ ‘참여연대가 잘 나간다’는 것을 이래저래 알고 있던 차에 이번 보고서를 통해 ‘정말 참여연대가 권력기구구나’ 하는 생각을 재확인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하면서 “참여연대는 권력기관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아울러 “이번 보고서 결과와 같은 (국가 권력기관에 특정 시민단체출신인사가 대거 진출하는) 외국의 시민단체의 경우는 없다”며 “모든 사회 쟁점에 대해 발을 붙이는 식의 마치 정당과 같이 활동하는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단체는 외국의 경우에는 전혀 없다”면서 참여연대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음은 유 교수와의 일문일답

-많은 시민단체 중 특별하게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의 정부 기구 진출 현황을 분석한 특별한 이유는?

"제가 시민단체에 관한 논문을 이번에 처음 쓴 것이 아니다. 사회학자로서 시민사회를 구성하는 비정부기구도 연구대상에 포함되고 5~6년전 참여연대와 경실련을 비교한 논문을 썼는데, 그 당시 방송, 환경 등의 분야에서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이 정부에 진출하는 것을 보면서 통계를 한번 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때마침 자유기업원에서 NGO(비정부기구) 연구보고서 시리즈를 발간하면서 참여연대의 정부진출에 대한 조사연구 의뢰가 있어서 조사하게 됐다"

-보고서의 결과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인가?

"그간 시민단체 역할에 대해선 국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으로 전제돼 왔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의 결과에서 나타난 상황이라면 국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가 없다. 국가 권력과 유착돼 있다는 현실이 입증된 것이다. 국가를 감시하고 정책을 비판한다는 시민단체 본연의 역할은 커녕 정부에 대한 문제제기 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국가의 편에 서 있는 것이고 국가의 활동을 감시하고 비판한다는 기본적인 전제가 이제는 말이 안 된다는 것이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런 결과라면 권력기관화 됐다고도 할 수 있다. 나아가선 참여연대가 사실상 권력집단의 자리를 향한 발판내지는 예비군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도 추론이 가능한데, 다른 시민단체들도 이처럼 국가권력기관에 광범위하게 진출한 경우가 있는가?

"역사상 이 정도로 권력과 유착된 시민단체는 처음이다. 경우는 다르지만 권위주의 정부 시대 육사출신의 권력기구 진출이 이 정도의 유착에 버금가는 일이었던 것 같다"

-이번 보고서는 참여연대의 정부 기구 진출 현황 수치가 과학적 데이터로 입증된 것인 만큼 사회적인 반응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인데.

"개별적인 사례를 통해 ‘참여연대가 권력에 개입을 많이 한다’ ‘참여연대가 잘 나간다’는 것을 이래저래 알고 있던 차에 통계적으로 종합적으로 정리가 된 이번 보고서를 보고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정말 참여연대가 권력기구구나’ 하는 생각을 확인했다는 반응들이다. 일반 국민들이 주변의 개별적 사례를 통해 막연하게나마 인식해 왔던 것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이번 연구에 대해 참여연대를 비롯 일부의 비판적 시선이 있다. ‘이 연구가 지나치게 실상을 모르고 접근했다’ ‘현실에 대한 심층적 이해없이 단순한 통계분석이 얼마나 심각하게 현실을 왜곡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는 등의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데?

"제 연구에 대해서 참여연대쪽 입장을 어떨까 하는 관심이 있었는데,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반론이 제기되더라구요. 첫째로 연구동기가 의심스럽다는 것인데, 참여연대가 이른바 ‘삼성보고서’를 낸 적이 있는데 이를 언급하면서 삼성의 사주를 받아서 참여연대를 흠집내기 위한 연구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인데, 사회학자로서 20~30년동안 학생을 가르치고 공부하면서 관심분야를 연구한 것이다. 참여연대가 ‘삼성보고서’를 통해 삼성쪽의 혈연 학연 중심의 인력운영을 트집을 잡았었는데, 제가 이번에 분석을 해보니 참여연대도 삼성과 다를 바가 없었다. 또 제 연구 비용의 일부를 자유기업원이 지원을 한 것을 가지고 연구동기를 의심하기도 하는데, 자유기업원은 이미 13권의 NGO 연구보고서를 낸 경력이 있으며 저의 보고서는 자유기업원의 14번째 NGO 시리즈로, 연구의 순수성을 의심하거나 사주를 받았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

또 다른 반론은 ‘각 정부 기구의 비상근으로 위원회에 진출한 사람까지 권력진출이라고 하면 어떻하느냐’면서 ‘통계실적을 부풀렸다’고 하는데, 상근이든 비상근이든 정부의 각종 위원회가 노무현 정부 들어와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면 이런 주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노 정부가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을 정부의 장․차관, 국․과장 이런 자리에 임명하려고 하는데 자격이 안 되니까, 위원회를 만든것 아니냐. 그래서 노 정부를 가리켜 ‘위원회공화국’이라는 말도 나오는 것 아니냐. 위원회가 정부의 정책방향을 결정하고 국가 예산을 쓰는데 이것이 다름아닌 권력기구지, 상근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권력기구가 아니다고 하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다"

-참여연대 전현직 임원가운데, 자문위원을 포함시켜 통계를 잡은데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일례로 참여연대가 ‘삼성보고서’를 내면서 삼성의 사외이사가 누구냐하는 문제까지를 다 조사했더라. 내가 참여연대의 정부 관련 기구 진출을 조사하면서 자문위원들은 조사하지 말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문위원회가 사례별로 참여연대의 활동에 나설 수도 있다. 자신들이 하면 로맨스로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얘기냐"

-정부 관련 기구에 진출한 참여연대 전현직 임원들의 성향 즉 정치이념적 성향은 어떤가?

"그 수가 많고 개별적인 분석을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중도좌파 성향이지 않나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활동이나 노선 측면에서 과격한 폭력적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사람들은 아니다. 강렬한 좌파는 아니고, 전문성을 가지고 정부에 영향력을 미치는, 기존의 질서를 허무는 그런 일을 많이 해 왔다. 대표적으로 꼽으라면 소액주주운동 등 소수자 인권 보호 등의 그런 활동을 많이 해 왔다. 주로 이런 활동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노무현 정부의 일원이고, 노 정부를 구성하는 중요한 세력이 됐다. 특히 참여연대는 이른바 4대악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편이었고, 노 정부와 코드가 같았다. 이런 식으로 정부 권력기구에 겹쳐있으면 더 이상은 시민단체라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권력의 일부다. 참여연대 전현직 임원의 1/3이 권력기구에 가 있다는 것은 시민단체라는 수준을 넘어서 정부 권력과 유착하고 있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정부 산하기관으로 간판을 바꿔달아야 한다"

-시민단체와 정부권력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로 유지돼야 바람직한 관계로 볼 수 있으며, 외국의 경우 시민단체가 특정 정권과 이번 보고서의 결과와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지?

"제가 아는 한 이번 보고서와 같은 외국의 시민단체의 경우는 없다. 외국의 경우 비정부기구의 활동은 특정한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시민단체는 백화점식 운영 내지는 활동을 하고 있다. 외교․국방의 문제까지도 환경단체들이 나서서 얘기를 하고 있는 식이다. 모든 사회 쟁점에 발을 붙이는 식인데, 재벌의 백화점식 사업진출․확장을 비판하면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정당과 같은 식의 참여연대처럼 활동하는 시민단체는 외국의 경우에는 전혀 없다"

-현재 유 교수는 우파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에서 활동하고 있다. 자칫 이번 보고서가 향후 행보에 족쇄를 채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향후 보수색이 강한 정권이 들어선다면 우파 시민단체 소속원들이 정부기구에 진출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보는데, 그런 여지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되는데?

"앞으로 중도우파적 성향의 정부가 들어섰을 때, 우파 시민단체의 참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참여연대 처럼 전체 전현직 임원의 35%이상이 정부 기구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는데에는 조심해야 한다. 모든 시민단체가 공직에 나서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민단체출신의 1/3이 정부기구에 가는, 이 정도로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가 지나친 것이다. 이번 보고서도 권력기관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그 부분을 지적하고 문제삼은 것이다"

-향후 참여연대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

"시민단체의 역할에 맞게 다양한 사람이 (권력기구에) 참여할 수 있는 채널을 열어놓는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권력기구 진출이라는 것을 보면 KBS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EBS 이사 등에 참여연대 사람들이 깔려 있다. 이렇게 되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마치 육사출신이 정부 어느 기관에 안 가있는데가 없는 것과 뭐가 다르냐. 경실련 출신도 정부에 들어가서 일하도록 해야 하고 우파단체들도 쓴소리 할 수 있도록 정부에 들어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코드에 맞는 사람들끼리 '끼리끼리' 정치하고 있는데 대한 문제가 일고 있는데, 이런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유석춘 교수는 = 55년생, 74년 중앙고졸, 81년 연세대 사회학과졸, 현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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