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의 MBC 이상호 기자 처벌 방침을 둘러싸고 네티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와 관련한 'PD수첩'논란으로 MBC가 여론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 '불똥'이 이 기자에게도 튀어 여론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

    실제 넷심을 통해본 이 기자의 처벌여부와 관련된 여론은 'PD수첩'사건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 7, 8월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검찰의 처벌방침이 알려진 지난 9일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진행중인 여론조사에서는 '불법도청 내용 유포 등 법위반 이므로 이 기자의 형사 처벌을 찬성한다'는 응답이 45.34%(1508명)으로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반대한다'는 응답(52.8%, 1756명)과 비등하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는 12일 오전 현재 3326명이 참여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8월 1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됐던 같은 사이트의 여론조사결과와는 큰 격차를 보인 것이다. '검찰이 이 기자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을 내비쳐 논란이 되고 있다'며 거의 동일한 제목으로 실시된 당시 조사에서는 '실정법 위반이므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28.81%(2345명)에 그쳤다. 반면 '공익을 위한 보도로 처벌해선 안된다'는 의견은 무려 69.73%(5675명)에 달해 두배를 훌쩍 넘는 차이를 보였었다. 당시에는 8139명이 설문에 참여했으며 '잘모르겠다'는 의견은 119명(1.46%)이었다.

    단순히 퍼센트만을 비교해 볼 때 이 기자를 처벌에 찬성하는 의견이 'PD수첩'사건 이후 17%포인트가량 증가한 셈이다.

    현재 진행중인 네이버의 여론조사 댓글에는 'MBC 소속'라는 이유로 이 기자가 '피해(?)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네티즌의 글이 심심챦게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 'nomadiahn'는 "기자정신을 발휘한 이 기자가 MBC이기때 문에 이런 설문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나 또한 이제 MBC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라며 MBC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또 'bne25'역시 "타 방송사 기자라면 엄청난 동정을 받을 것"이라며 "MBC는 이번 'PD수첩' 사건을 심각하게 생각해봐야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아이디가 'bne25'인 네티즌은 "(설문에) MBC 'PD수첩'에 물어보고 나서 대답해 주겠다"며 'PD수첩에 물어보라, PD수첩에 검증받아라'는 최근 유행어로 비꼬기도 했다.

    한편 안기부 도청테이프와 녹취보고서를 입수 보도한 이 기자가 검찰에 소환된 데 대해 MBC 노동조합은 지난 8일 밤 성명을 발표하고 "'국가권력이 주도한 도청'을 넘어 권력과 자본 그리고 언론까지 결탁된 검은 비리의 사슬이 'X파일' 사건의 본질"이라며 "검찰이 X파일의 본질은 덮고 도청만 들춰 이 기자를 처벌하겠다는 것은 무능력을 넘어 비겁한 처사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이 기자의 사법처리 방침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