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닥친 악재 … 물가+이종섭+황상무 리스크與 수도권 지지율, 지난주 대비 7.6%p 하락"당 구성원, 수도권 출마자 위기의식에 공감"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서성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서성진 기자
    국민의힘에 '수도권 위기론'이 다시 대두됐다. 지난해 국민의힘이 실시한 자체 판세 분석 결과에서 서울 49곳 가운데 우세지역이 6곳에 그쳤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손에 쥔 지 석 달 만이다.

    그간 국민의힘은 '한동훈 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이후 정체기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여권발 악재로 하락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서울에서 의석수가 '8석+α'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의 수도권 판세에 대해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게 저 혼자만 느끼는 게 아니라 당 구성원 전체, 특히 수도권 출마자들 같은 경우에는 대단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상당한 위기의식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에 돌아갈 의석수에 대해서도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김 비대위원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섣부르게 총선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라 이런 말을 했는데, 그와 같은 방침에 반기를 들어본다면 서울은 21대 당선자 인원수와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 같다"며 "8석+α 정도에 머무르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둘러싼 수도권 위기론은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5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31.0%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전주 대비 7.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보수층과 중도층 표심도 돌아섰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전주대비 9.7%포인트 빠지며 66.7%를 기록했고, 중도층에서도 지난주 대비 4.0%포인트 하락한 33.8%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을 향한 차가운 민심은 연일 치솟는 물가,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막말 논란 등 여권발 악재가 맞물리면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실발 악재는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폈고,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에도 치명상을 입히고 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이종섭·황상무 정리론'이라는 강수를 두며 대통령실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또 국민이 피부로 가장 와 닿는 분야가 바로 장바구니 물가인 만큼, 국민의힘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면서 칼을 빼들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물가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며 "시장과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저희는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다. 물가 안정 대책을 위한 당정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주에는 '애플레이션'(애플+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타개책으로 1500억 원을 긴급 투입해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론을 인식한 듯 "어려울 때 더 강해지는 게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이라며 "우리 국민의힘은 그런 사람들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처럼 섣불리 승리를 예견하면서 자만하지 않고, 한표 한표 소중하다는 자세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주당에 주는 한표는 이재명 대표를 위해 쓰이겠지만, 국민의힘에 주는 한표는 동료 시민의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