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들, 컷오프에 "시스템공천 대원칙 깨져"홍석준 "유영하 단수공천 받아들일 수 없어"유경준, 경쟁력 조사 제출하며 반발
  • ▲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시스템공천'을 앞세우며 22대 총선에 나설 후보들을 엄선하던 국민의힘 내부에서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배제(컷오프)된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갑·초선)과 유경준 의원(서울 강남병·초선)을 중심으로 당의 공천 방침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은 6일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공천 과정에 항의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지역 선거구 유영하 변호사 단수 추천 의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 공관위는 보수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시스템공천 제도를 도입해 밀실 공천 담합 공천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왔지만 지금까지 잘해 온 공정한 시스템 천 대원칙이 깨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국민의힘이 자신의 지역구인 달서갑에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단수공천하며 홍 의원은 컷오프됐다. 홍 의원은 21대 국회 활동 기간 중 의정활동에 활발히 참여한 것을 부각하며 컷오프를 철회하고 유 변호사와의 경선을 실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공천 원칙과 달리 우선추천을 결정한 공천관리위원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며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전날 영입인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강남병에 전략공천하면서 현역인 유 의원이 컷오프됐다.

    유 의원은 강남병 예비후보 7명을 상대로 실시한 당내 경쟁력 조사에서 약 49%의 지지를 얻은 사실을 밝히며 당 공관위에 이의 제기를 신청했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추천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했기에 '불이익'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의 컷오프 사유에 대해 "서초·강남은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 데 포커스를 뒀다"며 "유 의원도 본인이 원하면 (지역을) 재배치하도록 컨택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유 의원이 유승민계로 분류돼 불이익을 받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체적인 틀, 구상에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홍 의원의 이의제기 신청에 대해서는 "이의 제기를 듣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듯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컷오프 결정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며 시스템공천에 대한 의문이 번지자 당 차원에서 진화에 나섰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유 의원이 제시한 경쟁력 조사에 대해 해명했다. "공관위가 실시한 본선 경쟁력 조사 결과, 1위 후보 49.6%, 2위 후보 41.3%, 3위 후보 38.1%, 4위 후보 35.2%, 5위 후보 34.0%로 단수공천 요건에 해당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모든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정당 지지율(58.6%)에 많이 미치지 못하기에 우선추천 요건에 해당된다"며 "나아가 강남병 공천 신청자 중 압도적인 본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한 후보가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