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박정희대통령기념관서 '이승만·박정희 현대정치사적 의의' 세미나"전쟁과 분단 겪으며 자유민주주의 건국이념 확립"두 대통령의 공통점과 국가 운영 연속성에 대한 고찰
  • ▲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제공
    ▲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제공
    이승만·박정희 두 대통령의 대한민국 건국 역사 속 발자취와 근현대정치사적 의의를 되짚어보는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과 재단법인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23일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서 한국전쟁과 분단을 겪으며 자유민주주의 건국이념을 확립하고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룬 두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연결고리를 찾기 위한 '건국·부국대통령 이승만·박정희의 현대정치사적 의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두 대통령의 국가 운영 이념의 공통점과 계승을 고찰하는 주제발표를 갖고 대한민국 근현대정치사적 의미를 되짚었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단층과 연속'이라는 주제발표에 나선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대통령이 전후 척박한 대내외적 환경 속에서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외교 관계 증진에 힘을 쏟고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 실현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점에서 닮아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기본적으로 옛 서독의 '할슈타인 독트린(Hallstein Doctrine)'을 계승했다"며 "다만 국가 이익을 위한 부분에서는 새로운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색했다"고 말했다.

    할슈타인 독트린은 1955년 9월 서독의 발터 할슈타인이 내세운 외교원칙으로 서독만이 독일의 유일한 합법정부이며 독일민주공화국(옛 동독)을 정상국가로 인정하거나 수교하는 국가와는 외교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정책이다.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은 할슈타인 독트린을 계승하면서도 제3세계 외교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던 1961년 9월 30여 개의 제3세계 국가에 친선사절단을 보내는 등 실리외교를 추구했다"고 소개했다.

    남북 간 극한의 정치적 이념 대립으로 인한 갈등 속에 자유민주주의와 반공 사상을 지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 이익을 위해 실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집권 당시 북한과 우호관계를 맺으며 대한민국을 배척하던 아프리카와 중동 등 수많은 제3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끈질긴 외교적 노력을 펼쳐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확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이 다져 놓은 제3세계 관계는 1975년을 정점으로 한 공산주의의 전성기와 여기에 편승한 북한의 외교적 공세를 거쳐 1980년대 들어 세계 무대에서 대한민국이 '외교 역전'을 이루는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김 교수는 반공사상과 관련한 두 대통령의 의지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대통령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가 인정한 대표적 반공 지도자였다"며 "이 대통령과 미국은 끊임 없이 갈등을 빚었지만 반공동맹으로서의 관계를 지속했고 박 대통령 집권 이후에도 이런 반공사상은 계속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5·16군사정변이 끝까지 무혈정변으로 완성되고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은 두 대통령의 투철한 반공 사상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두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평화통일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대한민국 헌법 이념을 지키고 정전체제를 유지하는 쪽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이승만·박정희 정부를 거쳐 현재까지 대한민국이 걸어 온 길"이라고 말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두 대통령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오를 수 있도록 기틀을 다진 지도자였다"라며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두 지도자의 희생과 정신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