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北은 우리의 이웃이자 가까운 이웃"러 언론 "金, 아우루스 선물받은 최초 지도자"정부 "유엔 안보리 제재 제재 위반…안하무인"
  • ▲ 북한 김정은이 지난해 러시아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했을 때 푸틴 대통령의 전용차에 함께 승차해 담화를 나누었던 아우루스. ⓒ북한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 북한 김정은이 지난해 러시아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했을 때 푸틴 대통령의 전용차에 함께 승차해 담화를 나누었던 아우루스. ⓒ북한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에게 러시아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아우루스'(Aurus)를 선물한 이유는 김정은이 이 차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러시아 크렘린궁이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김정은에게 선물한 차량이 아우루스라고 확인하며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도 이 차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북한은 우리의 이웃이자 가까운 이웃"이라며 "우리는 북한을 포함한 모든 이웃 국가와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대외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러시아산 승용차를 선물했다고 20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여정은 이 선물이 "조러(북러) 두 나라 수뇌부들 사이에 맺어진 각별한 친분 관계의 뚜렷한 증시가 되며 가장 훌륭한 선물"이라며 "김정은 동지가 푸틴 대통령 동지에게 보내는 감사의 인사를 러시아 측에 정중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구체적인 차종은 밝히지 않았지만, 해당 차량이 아우루스일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을 낳았다.
  • ▲ 북한 김정은이 지난 2023년 9월 13일 러시아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전용차인 '아우루스' 뒷좌석에 함께 승차해 있다. ⓒ북한 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 북한 김정은이 지난 2023년 9월 13일 러시아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전용차인 '아우루스' 뒷좌석에 함께 승차해 있다. ⓒ북한 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러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에게 자신의 아우루스 세단을 보여주고 시승하게 했다. 푸틴 대통령은 차량에 관심을 보이는 김정은에게 다른 아우루스 모델도 둘러볼 수 있게 했다.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아우루스는 러시아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설계와 제작에 124억 루블(약 1700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브랜드의 세나트 리무진은 옵션에 따라 현지 가격이 약 5억∼11억 원에 이른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서 아우루스를 선물로 받은 최초의 지도자"라며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은 아우루스를 직접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아우루스 세나트 리무진은 푸틴 대통령의 2018년 5월 대통령 취임식부터 관용차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독립국가연합(CIS) 지도자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등 외국 정상의 의전용 차량으로도 쓰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20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북한의) 안하무인격 태도를 규탄한다"며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책임을 자각하고 국제 규범을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도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고급 승용차를 포함해 국제 품목분류인 HS코드 86에서 89까지 원산지와 무관하게 모든 운송수단의 북한에 대한 직접 또는 간접적인 공급, 판매,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며 "러북 간 교류·협력은 관련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1718호 등은 고급 차량과 시계 등 사치품의 대북 유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2397호는 운송수단의 북한에 대한 직·간접적 공급과 판매,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선물은 러북 밀착을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러시아와 북한은 지난해 9월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외교·군사·경제 분야에서 정치에 이르기까지 양자협력을 확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