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복권 된 김성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시스템공천 받아들일 것…이제 물러날 시간""백의종군의 길 택하지만 승리의 길 함께할 것"
  • ▲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배체(컷오프) 심사 결과를 받아들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컷오프 결과에 반발한 김 전 원내대표는 시스템공천을 강조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지 하루 만에 결과를 받아들였다.

    김 전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쉬운 심정 가눌 길이 없지만 우리 당의 시스템공천을 받아들이려 한다"며 "한동훈 위원장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도 전한다"고 밝혔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제 물러나야 할 시간이다. 또다시 백의종군의 길을 택하지만 저는 언제나 여러분 곁에 남아있을 것이다. 승리의 길에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관위는 김 전 원내대표를 포함한 29명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뇌물 관련 범죄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사면·복권되더라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했다. 김 전 원내대표의 뇌물 수수 이력이 문제가 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신(新) 4대 악'과 4대 부적격 비리에 대해 형사 처벌을 받은 경우 원천적으로 공천을 배제하고 사면이나 복권된 경우에도 공천을 원천 배제하기로 했다. 신 4대 악에 해당되는 범죄는 성폭력 2차 가해, 직장 내 괴롭힘, 학교 폭력, 마약 범죄다. 4대 부적격 비리는 자녀 및 배우자의 입시·채용 비리, 본인과 배우자, 자녀의 병역·국적 비리 등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2012년 국정감사 기간 이석채 전 KT 회장의 증인 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딸을 KT 정규직에 채용시킨 혐의로 2019년 7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22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지만 지난해 신년 특별사면·복권 대상으로 선정됐다.

    김 전 원내대표는 컷오프 결과가 전해지자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으로 이름을 밝히겠다. 박성민 의원을 비롯한 소위 대통령 측근이라 자처하는 인사들이 이미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총선 구도를 만들고 지역 공천까지 설계했다"며 반발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핵관'(핵심 관계자)들은 대통령의 사면권에조차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우리 당을 모리배 패거리 정당으로 물들이고 있는 핵관들이 누구인지 저는 잘 알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한 위원장은 김 전 원내대표의 컷오프로 당내 부정적인 여파가 번질 조짐이 보이자 직접 진화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당의 시스템공천을 강조하며 공천 과정을 존중해 달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큰 정치는 뭐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뭔가 이루려는 것"이라며 "그런 마음에서 오늘 저와 김 의원의 마음은 같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동료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이상한 사람들이 동료시민의 삶을 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저도 필요한 결정을 한 것"이라며 "김 의원도 큰 정치인답게 필요한 결정을 해준 것이다. 함께 가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