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위성정당 지도부 고심…기호 앞 순번 잡기 '총력'

국민의힘이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칭) 지도부 구성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지층의 투표 유도를 위해 국민의힘과 함께 한다는 모습을 강하게 보여줘야 하고 논의를 통해 비례대표 순번을 정해야 하는 만큼 한동훈 지도부와 소통이 원활한 인사를 임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 수에 따라 기호 순번이 결정돼 국민의힘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지역구를 신청하지 않은 인사들의 움직임도 조만간 활발해질 전망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원했지만 민주당이 당 대표 한 사람의 의사로 준연동형 비례제로 결정했고 저희는 그에 대응해 플랜B를 가동한 것이라 누가 봐도 국민의힘과 함께 가는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도부나 공천관리위원회도 국민의힘 공천 방향과 맥을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국민의미래) 지도부와 공관위를 구성하려 한다"며 "어떤 분들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고민 중이고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여권에서는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에게 국민의미래 당 대표를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했을 때도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총선에 출마하지 않은 한선교 전 의원을 추대한 바 있다.

현재까지 국민의힘에서 공식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대표적인 비윤인 김웅 의원밖에 없다. 영남권 재선인 김희국 의원과 비례대표인 이종성·정경희·윤주경·김예지 의원 등도 지역구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에서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당 안팎에선 3선 중진의 장 의원이 국민의미래 대표로 거론된다. 다만 이미 백의종군을 선언한 장 의원이 선거 전면에 나서는 것이 당으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공천을 기점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의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 만큼 장 의원에게 비례대표 추천 '옥새'를 주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미래는 오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 예정이나 지도부 구성 등 문제로 인해 뒤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 사무총장은 "행정적인 부분은 거의 다 진행돼 있다"면서도 "15일 창당대회를 하는 게 맞는지 조금 늦추는 게 맞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례 위성정당이라고 해도 현역 의원 수에 따라 기호 순번이 결정되는 만큼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이나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이동도 조만간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호 순번이 3~5번 등 앞쪽에 들어야 유권자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둘째 칸 찍기' 합동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지역구 선거에선 미래통합당이 기호 2번을, 비례대표 선거에선 미래한국당이 기호 4번, '두 번째 칸'(당시 3번 민생당이 비례선거 투표 용지 가장 앞 순번 차지)에 속해 지지자들의 투표를 유도한 것이다.

총선 후보자 등록 시한인 3월 22일을 기준으로 현역 5명 이상을 보유해야 20억 원이 넘는 선거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미래에 현역들의 이동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전에 비례정당을 만들 때 출마하지 않는 비례와 현역 중심으로 많이 갔다"며 "이번에도 전략적으로 그런 판단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