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 "이승만 대통령 독립운동사까지 폄훼하는 건 현명하지 않아"김황식 이승만기념재단 이사장 "이승만 독립정신으로 자유민주 경제번영 누려"
  • ▲ 이종찬 광복회 회장
ⓒ이종현 기자
    ▲ 이종찬 광복회 회장 ⓒ이종현 기자
    이승만 대통령에게 비판적이던 광복회가 이 대통령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며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이 대통령을 칭송했다. 앞서 정부는 처음으로 이 대통령을 2024년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30일 광복회와 국가보훈부, 독립기념관,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등이 공동 주최한 '독립운동가 이승만 학술 대토론회'가 3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1945년까지 일제 강점기 당시 이 대통령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황식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도 초청됐는데, 광복회가 이승만 대통령 관련 기념행사를 개최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이례적이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환영사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자, 대한민국 정부 수립 초대 대통령인 이 대통령을 이제야 이달의 독립운동 영웅으로 선정한 것은 이념에 찌든 우리의 편협한 정치사에 오염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 회장은 "이 대통령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많은 업적도 이룩했지만 집권 기간 벌어진 어두운 단면도 없지 않다"며 "하지만 그로 인해 그분의 독립 운동사까지 폄훼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을 계기로 독립운동 과정에서 있었던 그 분의 여러 행적을 살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황식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축사에서 "평생 독립운동에 투신했음에도 그간 이 대통령이 우리 국민에게 '잊혀진 독립운동가'가 돼 있던 것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며 소감을 발표했다.

    김 이사장은 "그가 추구한 독립정신과 자유의 가치는 대한민국으로 고스란히 계승됐고, 그로 인해 오늘날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번영과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만의 외교독립운동의 성격과 성과'로 주제발표에 나선 오영섭 국학문화연구원장은 이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한 것이 우리 역사에 남겨준 가장 중요한 유산이라 강조했다.

    오 원장은 "이 대통령은 국민 개개인의 사고와 행동의 자유가 곧바로 국가의 자유독립과 문명부강 기초로 이어진다고 역설했다"며 "이로써 이 대통령은 오늘날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자유민주주의 독립국가로 성장하는데 있어 지대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오 원장은 이 대통령이 1943년 카이로선언에서 한국을 독립시켜준다는 조항이 채택되도록 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1905년 이래 미국 정부와 민간을 상대로 전방위적 외교독립운동을 이 대통령이 줄기차게 펼친 결과, 1942년 2월 미국 대통령으로 하여금 처음으로 한국인이 노예 상태로 신음하고 있음을 동정하는 연설을 하게 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승만, 그의 독립운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고정휴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명예교수는 이 대통령의 역사적 유산을 강조했다.

    고 교수는 이 대통령을 "독립운동기 내내 친미 외교노선을 견지해 대한민국의 태평양 시대를 열고 문명관의 전환을 일으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고 교수는 "이 대통령은 신생 대한민국을 위기에 몰아넣었던 한국전쟁 후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그 요지는 태평양 평화와 안전 및 지역 안보를 위하여 한국과 미국은 서로를 지켜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은 한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대륙이 아닌 해양국가, 즉 태평양국가로 새롭게 태어났다는 역사적 의의를 가진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는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이택선 명지대 전문대학원 교수, 윤대원 전 서울대 규장각 연구원 등이 진행하고, 학자들과 전문가, 독립유공 단체장과 후손, 일반시민 등 300여 명이 참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