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취임 한 달 만에 대통령실과 갈등 표출김경율, 김건희 명품백 논란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
  • ▲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총선 출마소식을 전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마포을 지역 관계자들은 한 위원장에게 항의하기도 했다.ⓒ정상윤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총선 출마소식을 전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마포을 지역 관계자들은 한 위원장에게 항의하기도 했다.ⓒ정상윤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용산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비대위원장 거취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시스템공천 약속을 깨버린 '사천' 논란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됐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고 실제로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둘러싼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리 앙투앙네트' 발언이 갈등을 촉발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2일 여권에 따르면,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한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비공개로 만났다. 최근 김 여사 리스크 대응과 최근 한 비대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손을 들어주며 서울 마포을 출마를 발표한 것에 대한 사천 논란을 놓고 견해 차를 보이면서다.

    이날 회동을 두고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한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한 비대위원장은 이를 부인하지 않고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 비대위원장은 22일 국회 출근길에서도 기자들에게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 개입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는 않겠다"며 "내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라고 못 박았다.

    국민의힘 당헌 제96조 10항에 따르면, 비대위의 존속 기간은 6개월을 넘길 수 있고 전국위원회 의결로 1회에 한해 6개월의 범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지난달 26일 취임한 한 비대위원장이 오는 6월 26일까지인 자신의 임기를 지키겠다는 뜻이다.

    취임 약 한 달 만에 대통령실과 여당 최고 지도자가 공개적으로 갈등을 보인 데에는 사천 논란 때문만이 아니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 비대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김 비대위원이 출마한다고 밝히면서 공언했던 '시스템공천'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비대위원이 자진해 출마를 결정했고, 공정한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는 표면적 이유가 됐고, 최근 김 여사를 향한 김 비대위원 발언이 직접적으로 갈등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여권 내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 비대위원은 지난 17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김 여사 관련 논란을 언급하면서 김 여사를 허영심이 많았던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했다. 그는 "최순실 국정 농단 촛불 집회 뒤풀이에서 참여연대 역사학 교수님 한 분이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 것 같냐'고 해서 우리는 당연히 자유 평등 같은 이념들을 연상하는데,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드러나 감정이 폭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최근 한 언론에도 김 여사 명품백 논란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한 당 지도부를 향해 "그게 우리 당내 TK의 시각"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사천 논란은 표면적이고 김 여사에 대한 김 비대위원 발언이 문제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현재 상황은 그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