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편향' 오명 벗을까… 중도 3, 우파 2, 좌파 4로 재편사형제 폐지, 검사 탄핵 등 계류 사건 결과에 이목 쏠려
  • ▲ 19일 오전 서울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정형식 신임 헌법재판관 취임식에서 이종석 헌재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형두, 문형배, 이영진, 정형식, 이종석, 이은애, 김기영, 이미선, 정정미 재판관. ⓒ연합뉴스
    ▲ 19일 오전 서울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정형식 신임 헌법재판관 취임식에서 이종석 헌재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형두, 문형배, 이영진, 정형식, 이종석, 이은애, 김기영, 이미선, 정정미 재판관.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39일 만에 '9인 재판관' 체제로 복원됐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헌법재판소가 점차 균형을 갖춰가는 모양새다.

    헌재는 19일 정형식(사법연수원 17기) 신임 헌법재판관이 취임하면서 정원 9명의 구성을 모두 완료했다. 지난 11월10일 유남석 전 헌재소장이 퇴임한 이후 8인 체제를 이어오다 약 한 달 만에 9인 체제로 복귀한 것이다.

    그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헌재가 일단 균형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 재판관의 합류로 헌재 구성은 중도 3명, 보수 2명, 진보 4명으로 변화했다.

    이종석 소장과 정 재판관이 보수, 이영진·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은 중도, 이은애·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된 재판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향후 헌재의 이념지형이 중도·보수 우위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은애 재판관은 내년 9월,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은 내년 10월 임기만료로 퇴임한다.

    헌재는 위헌 결정을 위해 재판관 9명 중 6명이 동의해야 한다. 헌재의 이념지형이 재편된 만큼, 향후 이들이 결론 내릴 주요 심판사건들에 이목이 쏠린다.

    앞서 헌재는 진보 성향 재판관이 수적 우위를 점하던 지난 3월 이른바 검수완박법 국회 법안 가결 선포는 유효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 10월에는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가 유효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그러자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헌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실망스러운 판결"이라며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 다수를 차지하는 인적 구성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고 비판했다.

    현재 헌재에 머물러 있는 주요 심판사건으로는 '사형제 폐지' '검사 탄핵' 등이 있다.

    정 신임 재판관은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 의원이 사형제에 관한 견해를 묻자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사형제 폐지가 마땅하다"면서도 "다만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볼 때 중범죄가 많이 횡행하고 있어 그 시기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재판관은 또 최근 탄핵소추사건들과 관련해서는 "의원들이 볼 때 헌법적 가치가 어긋났다고 생각해 소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그렇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