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된 '노란봉투법·방송3법', 국힘 반대로 법안 폐기국힘 "민주, 마지막 정기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어"민주 "노봉법·방송3법 부결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
  • ▲ 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 후 부결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 후 부결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사용해 국회에서 재의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부결됐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강행처리된 해당 법안들은 표결 정족수인 200표를 넘기지 못하며 폐기됐다.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의원 291명 중 찬성 175명, 반대 115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방송법 개정안은 재석 291명 중 찬성 177명, 반대 113명, 기권 1명,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은 재석 291명 중 찬성 177명, 반대 113명, 기권 1명,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은 재석 291명 중 찬성 176명, 반대 114명, 기권 1명으로 모두 부결됐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원청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법안이다. 정부와 여당은 해당 법안이 파업을 조장한다는 우려를 밝혔고, 민주당은 노조의 활동을 보호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방송3법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에는 공영방송 이사진 규모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여권에서는 친야 성향의 시민단체와 직능단체가 방송을 장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노란봉투법·방송3법은 지난 11월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강행처리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에 이어 세 번째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의 폐기는 정해진 수순이었다. 헌법 제53조 4항에 따르면, '재의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국회는 재의에 붙이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법률안은 법률로서 확정된다'고 명시했다. 국회 전체 의석의 3분의 1 이상을 가지고 있는 국민의힘이 이를 부결하기로 결정하면서 통과는 불가능해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의힘은 오늘 의원총회를 통해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에 대해 당론으로 부결하고자 한다"고 예고했다.

    윤 원내대표는 "두 법은 국민을 위한 법이 아니고 많은 반대 여론이 있었고 사회적 갈등이 유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법안"이라며 "마지막 정기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든 민주당의 폭주법"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민과 맞서고 있다며 해당 법안이 부결되면 윤 대통령과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재의 부결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국회의 노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기와 불통 앞에 좌절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원내대변인은 "오만한 대통령과 비루한 여당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 이미 재발의된 양곡관리법·간호법과 함께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을 국민과 다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