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의 '샛별 여장군' 칭호와 김정은의 군 행사 동행, '후계자' 내정 의미?日신문 "北, 김주에 부각 반발 지우려 지난 8월 '김일성 부녀 사진' 공개"
  • ▲ 북한 김정은이 공군사령부 등을 방문하고
    ▲ 북한 김정은이 공군사령부 등을 방문하고 "아무리 적이 기술적 우세를 자랑해도 우리 비행사들의 정치 사상적 우월성을 압도할 수 없다"며 공군의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항공절(11월 29일)을 맞아 지난달 30일 조선인민군 공군사령부 등을 방문하고 영웅적 인민 공군의 전체 장병들을 축하 격려했다고 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지난 11월30일 북한 공군 기념일인 '항공절'을 맞아 딸 김주애를 대동하고 공군 주요  시설을 방문했다. 아직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임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일각에서는 김주애가 후계자로 임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정은이 11월30일 공군사령부와 제1공군사단 비행연대 등 공군 주요 시설을 방문해 "영웅적 인민공군의 전체 장병들을 축하 격려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닭알(달걀)에도 사상을 재우면 바위를 깰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당의 힘에 대한 논리이고 정의이며 철학"이라며 "싸움의 승패는 무장 장비의 전투적 제원에 따라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상을 가지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하는 데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그러면서 "공군이 우리 혁명무력의 핵심 군종, 실전경험이 제일 풍부하고 전투력이 강한 군종"이라며 "아무리 적이 기술적 우세를 자랑해도 우리 비행사들의 정치사상적 우월성을 압도할 수 없다"고 장담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부녀는 가죽 코트 차림에 선글라스와 가죽장갑을 착용한 모습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제1공군사단 비행연대를 방문해 시위비행을 참관한 김주애는 군 주요 간부와 악수하고 공군 주요 관계자들과 단체사진을 찍기도 했다.

    항공절 경축 연회에는 김주애를 비롯해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박정천 노동당 군정지도부장, 리영길 북한 총참모장, 김광혁(공군대장) 공군사령관, 엄주호(공군준장) 정치위원 등이 참석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 강연에서 주애가 '조선의 샛별 여장군'으로 지칭됐다고 지난 11월28일 평양 소식통과 평안북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방송은 평양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난 23일 평양시 간부들을 대상으로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기념 강연회가 열렸다"면서 북한은 간부들에게 "우주강국시대의 미래는 '조선의 샛별 여장군'에 의해 앞으로 더 빛날 것"이라고 선전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 평안북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난 23일 평안북도에서 열린 간부 강연회에서도 북한 측은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위상이 올라갔다"며 "전 세계가 최고존엄과 조선의 샛별 여장군을 우러러보게 될 것"이라고 호언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방송과 관련해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월28일 페이스북에 "지금까지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의 딸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으로만 호칭해왔다"며 "북한이 이번 위성 발사 성공을 김정은의 10대 딸을 신격화·우상화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면 북한 지도부 최고위층에서 김정은 딸을 후계자로 임명하는 내부 절차를 끝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한편, 지난 11월30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지난 8월17일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딸 김경희와 함께한 옛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며 김주애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아무리 김 주석부터 이어지는 '백두혈통'이라고 해도 유교색이 짙은 사회에서 여성이 수장 자리에 오르는 데 대한 저항도 있을 것"이라며 "북한 당국은 건국의 아버지도 어린 딸을 군사 이벤트 등에 동행시켰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리기 위해 위험을 각오하고 비장의 사진을 공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정치사 연구자인 이소자키 아쓰히토 게이오대 교수는 "김주애가 후계자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딸을 군사 관련 행사에 빈번하게 데리고 갈 뿐만 아니라, 김경희 사진까지 부활시킨 것은 여성이 지도자가 돼도 이상하지 않다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의도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