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6일 현장 교사 간담회에서 폭력 학생과 학부모에 분노 표현'교사 폭행 학생·학부모'를 '의사·경찰·간호사 때리는 사람'에 빗대"학부모끼리 다툼을 왜 교사가 해결하나"… 과도한 역할 조정도 지시교사들 "대통령이 문제의 핵심 잘 알고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 기대"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교권 보호 4법 계기 현장 교원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교권 보호 4법 계기 현장 교원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교원 간담회에서 교사를 향해 만연해진 폭력 행사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교사에 폭력을 저지르는 학생과 학부모들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며 강력한 사회적 제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교권 보호 4법 개정 계기 현장 교원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서울서이초등학교 교사 등 20명의 현장 교원들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이배용 국가위원회 위원장 등이 함께 회의를 진행했다.

    8일 이 간담회에 참석했던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공개 대화에서 교사에게 폭력을 가하는 학생과 학부모와 관련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교사의 정당한 업무행위로 인해 교사들이 부당한 피해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들을 "사람을 구하는 의사나 간호사를 때리는 사람, 공무집행하는 경찰을 때리는 사람"과 같은 선상에 놓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강력하게 사회가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부친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학교에서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아버지는 '학교라는 곳은 사회성을 기르는 곳이고 공부보다 더 소중한 것을 배우는 곳이니 마음에 들지 않는 학교라도 가서 열심히 부딪치고 적응하고 배워라, 이게 교육이다'라고 하셔서 그렇게 학교를 다녔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교권 침해에 대한 대책이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선진국의 엄격한 교칙과 세부적인 대응 매뉴얼을 한국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교사의 책임을 넘어서는 과도한 역할 분담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특히 학부모들 간 분쟁에까지 교사들이 중재에 나서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짚으며, 학교전담경찰관(SPO) 확대 방안 검토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 직후 이주호 교육부장관 등에 "부모들이 서로 싸우는데 왜 저지(judge·재판관)가 아닌 선생님이 해결하고 있느냐"면서 "그 정도면 학교 일을 벗어났고 선생님이 할 일이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 확실히 대책을 세우라"고 거듭 지시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담임수당 50% 인상 ▲보직수당 2배 인상 ▲교권 보호 4법(교원지위법·초중등교육법·유아교육법·교육기본법) 개정에 따른 정부의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이같은 사실은 교사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교사들은 "대통령이 문제의 핵심을 잘 알고 있다" "말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연결됐으면 좋겠다" "훈훈한 소식이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6일 윤 대통령이 이날 간담회에서 "교권 대 학생인권으로 대립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결국 학생의 권리로 봐야한다"고 말했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한 바 있다.

    또 "이전에는 윤리·도덕으로 학교의 질서를 가르치고 국민 전체가 공감했으나 이제는 학교생활지도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고 그대로 따를 필요가 있다"며 "학교에서는 질서와 같은 사회생활의 기본을 가르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