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롤게임 빗대 "정신 나간 인간들 전술, 개탄스럽다"與 강사빈 "롤 용어 쓴다고 청년들에게 와 닿는 것 아냐"
  •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이종현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 게임 플레이에 빗대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현재 상황은 게임 시작부터 탑(Top·전장을 지도로 봤을 때 상단 길목)이랑 바텀(Bottom·하단 길목) 다 비우고 미드(Mid·중간 길목)에 이재명(대표를 잡으려) 갱(gank·중간 길목 담당이 다른 길목을 지원)갔다가 딸피(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 만들어 놓고 한 사람에게 막타(마지막 타격) 몰아줘서 영웅 만들려다가 역킬(逆거꾸로 죽임당함) 당하고, 지금 이재명은 살아서 우물(거점) 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레벨도 뒤지고 라인도 비워둔 탑이랑 바텀은 타워(길목마다 설치된 방어탑) 다 밀린 지 오래"라며 "차근차근 게임하면 되는데 초반부터 정신 나간 인간들이 이따위 전술을 해놓은 게 개탄스럽다. 널찍한 전장 두고 한 곳에만 어그로 끌려서 몰려다니는 게"라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에만 집중한 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전 대표가 언급한 '영웅 만들려다 역킬 당했다'는 '국민의힘이 한 장관을 띄워주려다 실패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혐의가 제대로 소명되지 않아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발부가 안 된다면 검찰과 한 장관 둘 다 타격"이라며 "바로 민주당에서 장관 탄핵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영장 기각 당일인 9월27일에는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한 장관을 겨냥 "상당히 (민주당에) 도발을 많이 했으니까 '믿는 게 있나보다' 생각했다"며 "검찰이 2년 동안 뭐 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혐의 중 백현동, 성남FC, 대장동까지 난 솔직히 지자체장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행정행위 범위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강사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의 글을 공유하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 전 대표 생각처럼 가벼운 것이 아니다"며 "전술이 어쩌고, 정치가 어쩌고 운운할 문제 자체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강 부대변인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준석 전 대표 생각처럼 가벼운 것이 아니다"며 "왜 이준석 대표가 대표직을 맡으면서 민주당이 아닌 우리 당에서만 싸웠는지를 잘 보여준 글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전'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앞장서서 이재명 대표의 중대범죄혐의를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이야말로 심히 '개탄스럽다'"며 "단순히 롤 용어를 쓴다고 청년들에게 와닿는 것이 아니다. 이런 가벼운 모습이 지금 청년정치에 대한 혐오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