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갑석 "사퇴는 선택의 문제 아닌 당연한 결정… 야만적 심판, 국민의 믿음 날려버릴 것"
  • ▲ 지명직 최고위원에서 사퇴한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지명직 최고위원에서 사퇴한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친명계가 요구하는 가결표 색출 움직임에 반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요구하는 부결 인증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송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부(可否) 표결을 두고 분열된 민주당을 향해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들에게 한줌의 씨종자처럼 남아있는 우리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의원은 마지막으로 참석한 최고위 회의에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책임은 의심의 여지 없이 분명하고 무겁기에 사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라며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했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은 2년 넘게 이어져온 검찰 수사의 정치성·부당성을 사법부 판단을 통해 분명히 밝힘으로써 그 매듭을 끊으려는 뜻이 포함된 결과이지 결코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고 저는 이해한다"고 밝힌 송 의원은 "사법부도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의 의미를 결코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 "저뿐만 아니라 많은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이 표결되기 전) 그 20시간의 마지막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했지만 (체포동의안 부결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며 "저의 실패였고 지도부의 실패였으며 168명 민주당 국회의원 모두의 실패였다.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 통찰과 책임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처음부터 없었고 분노와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송 의원은 또 이 대표 강성 지지자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의 체포동의안 표결 내용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민주당의 심장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당원,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저는 자기증명을 거부한다"고 두 차례나 강조했다.

    한편, '개딸'은 지난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보이는 의원 명단을 모아 이들을 향해 살인을 예고하거나 원색적인 비난이 담긴 문자 테러를 보내는 등 '수박'(겉으로는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의미의 은어) 색출에 나섰다. 

    나아가 친명(친이재명)계가 중심인 민주당 지도부도 가결표를 던진 자당 의원들을 '해당(害黨)행위'자로 규정, 이들에게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 의원은 지난 3월 이 대표 1차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 사태 후 당 내부에서 인 인적 쇄신 요구에 맞춰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바 있다. 송 의원은 5년2개월간 수감생활을 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4기 의장 출신으로, 민주당 내에서 비명계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