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무인기·방사포탄·아음속 순항유도탄 요격 가능한 300kW급 이상 목표광속으로 다수의 표적 연속·정확하게 타격… 1발당 1000원 내외로 경제적
  • 우리 군이 북한의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레이저 대공무기 개발에 들어간다.

    7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 6일 개최된 제3회 첨단기술사업관리위원회에서 '고출력 레이저 기술개발' 방안이 의결됐다. 목표 출력은 300kW(킬로와트)급 이상으로, 대형 무인기와 방사포탄, 아음속(마하 0.5~0.7) 유도탄 등을 요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업타당성조사를 거쳐 2024년 중 착수할 계획이다.

    레이저 요격무기는 방공망을 구축하는 미국의 페트리엇(PAC-3)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우리나라의 천궁 등 실탄 기반 대공무기와 달리 전력공급만 충분하다면 다수의 표적을 연속적으로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발사 버튼을 누르는 순간 광속(초속 30만㎞)으로 타겟을 향해 고열을 주사해 망가뜨리는 원리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레이저빔'이 실체화된 것이다.

    가격은 한 발에 1000원 내외의 비용이 든다. 1발에 80억원이나 하는 패트리엇과 비교했을 때 경제적인 면에서 압도적이다. 차량이나 함정, 항공기에 탑재해 활용할 수도 있다. 여러모로 기술만 놓고 본다면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무기체계로 손꼽힌다.

    다만, 전 세계에서 현존하는 레이저 대공무기는 출력이 20~60kW급 수준에 불과해 다양한 전장에서 활용되기엔 제한적이다. 우리 군이 개발한 레이저 대공무기는 20kW급으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4월 국방부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는 소형 드론을 요격할 수 있는 정도다. 대전차 미사일을 파괴하려면 100㎾급 출력, 순항미사일은 300㎾급 출력, 전투기나 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서는 메가와트(㎿)급 출력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 록히드마틴이 지난해 2월12일 레이저 무기로 공중에 떠 있는 아음속 순항미사일 표적(항공기)을 격추시키는 장면. ⓒ록히드마틴 유튜브 캡쳐
    ▲ 록히드마틴이 지난해 2월12일 레이저 무기로 공중에 떠 있는 아음속 순항미사일 표적(항공기)을 격추시키는 장면. ⓒ록히드마틴 유튜브 캡쳐
    이미 선진국들은 레이저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나가는 국가는 물론 미국이다. 미국은 2010년대부터 10~50kW 출력의 레이저 무기를 개발했으며, 전력화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은 지난 7월 28일(미국시간)에는 미 국방부 산하 연구개발기관과 500kW급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은 방산업체와 함께 오는 2030년대는 MW급, 그 이후에는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출력을 높여 레이저를 주력 무기로 활용할 계획이다.

    독일과 이스라엘, 영국 등도 앞다퉈 레이저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의 방공망으로 꼽히는 아이언돔(Iron-dome)에 레이저 무기를 추가한 개량형 아이언빔(Iron-beam)을 개발 중이다.

    레이저 대공무기가 실제 전력화까지 이어질 경우, 북한의 무기체계 중 한 축인 순항미사일을 무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은 최근 순항미사일을 수차례 시험발사하며 무력 도발을 일삼고 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느리지만, 궤도가 불규칙해 요격하기가 까다롭다.

    지난 2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하면서 "전술핵공격 가상발사훈련"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당 미사일이 150m 상공에서 공중폭발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1일에는 함정에서 최초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으며, 지난 3월12일에는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SLCM)의 발사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략순항미사일은 '화살-1형'과 '화살-2형'으로, 핵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