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계획' 김영주, 한 달 반 전 과방위 발언 도마'반일 프레임' 내세워 국가대표팀 유니폼, 정의연 사태 지적도국민의힘 "국민 향해 반일 외치면서 정작 자신은 앞뒤가 너무 달라"
  • ▲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일본 홋카이도 여행 계획을 세우며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가 포착됐다.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일본 홋카이도 여행 계획을 세우며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가 포착됐다. ⓒ이종현 기자
    "국민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다. 결국은 민감한 시기에 일본을 도와주는 것."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국가) 예산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일본과 도쿄전력 입장을 대변해준 셈."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본회의장에서 일본 북해도(홋카이도) 여행을 계획하며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가 공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김 부의장은 한 달 반 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반일(反日) 프레임'을 앞세우며 정부 측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2일 드러났다.

    '일본 여행' 김영주, 5월 과방위에선 "일본 도와주나"

    지난 5월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김 부의장은 웨이드 앨리슨(Wade Allison)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 명예교수의 '후쿠시마 오염수를 1ℓ 마셔도 된다'는 발언을 문제 삼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를 비판했다.

    앨리슨 교수는 지난 5월 15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오염수 음용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한국원자력안전연구원이 과기부 산하기관인 만큼 정부를 향해 화살을 돌린 것이다.

    당시 김 부의장은 이종호 장관에게 "최근에 우리 정부 예산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최한 간담회 기억하시나. 굉장히 사회적으로 물의가 됐다"며 "한국원자력연구원 예산으로 집행이 됐다. 그러면 이 부분이 일본과 도쿄전력 입장을 대변해 주는 셈"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앨리슨 교수는 그전부터 친일 발언을 많이 하신 분"이라며 "원자력의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연구원에서 그 예산을 가지고 오염수에 대한 발언을 했을 때는 국민들한테 잘못된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의장은 또 "원자력연구원장이 이런 발언을 하면 윤석열 정부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1ℓ의 물을, 오염수를 마신다는 그 발언 하나로 얼마나 국민적 공분을 샀느냐"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을 불러다가 '당신, 이거를 왜 했느냐, 지금 민감한 시기에'(라고 막았어야 했다)"라며 "이것은 결국은 일본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 5월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 5월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野, 日 여행 이면엔 꾸준한 '반일 프레임'

    김 부의장의 '반일 프레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9년 10월에는 국가대표팀 유니폼 중 10개 종목의 유니폼을 일본 기업이 제작했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만큼 일본과 미국 기업보다 국내 기업이 제작한 유니폼을 우선 선정하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부의장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비리 의혹이 불거진 2020년엔 "친일, 반평화 세력이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우려는 운동을 폄하하려는 부당한 공세"라고 주장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서명을 받기 위해 거리로 나서 "여러분의 서명이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킨다"며 "국민의 이름으로 방사능의 위험에서 대한민국 바다를 지켜내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김 부의장이 소속된 민주당 역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계기로 '반일 여론' 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본지 보도로 김 부의장이 '일본 여행' 문자를 주고 받은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30일,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밀어붙이기 위해 의사 일정까지 바꾸는 등 강수를 두기도 했다.

    1일에는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고 장외 여론전에 나섰다.

    이처럼 김 부의장이 의정 활동 과정에서 일본에 대한 비판적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반일 프레임'에 앞장섰던 것과는 달리, "한국인이 없어 좋다"는 내용의 문자를 주고받으며 일본 여행을 계획한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2일 본지에 "김영주 의원은 의정 활동 과정에서 '반일 프레임'을 자주 언급하고 일본에 대한 비판적 감정을 드러냈기에 이번 논란이 더 커지는 것"이라며 "이렇다 보니 겉으로는 반일, 속내는 친일이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국민을 향해선 반일을 외치면서 정작 자신은 앞뒤가 너무 다른 행동을 한다면 국민들의 반감만 부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지난달 30일 본지 카메라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부의장이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포착했다. 

    김 부의장의 지인은 먼저 "체류 기간이 짧으시기 때문에 너무 동쪽보다는 아사히카와 비에이, 후라노, 오비히로 이런정도 지역이면 한국인이 많이 없이 치실수 있고 치토세 공항에서도 2시간 30분 정도면 편도로 차량 이용이 가능합니다"라는 내용을 김 부의장에게 발송했다. 

    김 부의장의 지인은 또 "그래서 제일 추천드리는 곳은 아예 동쪽 아니시면 이사히카와 근교가 제일 무난하실겁니다" "그리고 나머지 자유시간 때 제가 맛집이라든가 쇼핑이라던가 즐(기)실수 있는 부분들을 00워 드리는 거라서 0츠에서 없던 자유로운 레저를 최대한 끌어올려서 진행시켜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아사히카와, 비에이, 후라나노, 오비히는 홋카이도에 위치한 골프여행 명소다.

    그러자 김 부의장은 "7월 18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가이드께서 가능하다고 하니 비용을 보내달라고 해봐"라는 답장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