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명 대표-中 싱하이밍 대사 '만찬' 논란 여진 이어져與 "최원일 전 천안함장 요구는 거부하고 中 대사엔 굽신거려""李, 사실상 中 땅인 대사관저에서 자국 정부 비판… 국익 훼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연합뉴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연합뉴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관저 만찬으로 '대중(對中) 굴종'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균형외교'라는 주장을 펼치며 여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틈만 나면 호국영웅들에 대한 폄훼와 비하에 급급한 민주당이 우리나라를 침략한 중국의 대사 앞에서는 다소곳하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겨냥해 이같이 말하며 "다소곳하게 두 손 모아 그(싱 대사)의 오만불손한 발언을 열심히 받아 적으면서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쏘아붙였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최원일 전 천안함장의 이 대표 면담 요구를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면서 "최 전 함장이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찾아가 이 대표의 사과와 면담 등 다섯 가지를 요구했는데 사실상 거부당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눈을 의심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의 자존심과 국익은 입에 발린 구호일 뿐이고, 윤석열정부를 깎아내릴 수만 있다면 중국에 대한 굴욕쯤은 괜찮다는 그 천박한 인식을 언제쯤에나 버릴 것이냐"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무참히 짓밟힌 국민적 자존심에 대해 참회하고 반성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싱 대사의 초청으로 중국대사관저에서 만찬을 함께했고 이 자리에서 싱 대사는 A4 용지 5장 분량의 원고를 들고 약 15분 동안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난했다.

    특히 싱 대사는 윤석열정부의 '한미일 공조'와 '글로벌 자유 연대' 등 정책 기조를 겨냥해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당시 이 대표는 "한국 그리고 중국 국민들 사이에 신뢰가 회복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당국의 좀 더 추가적인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등의 발언을 하며 싱 대사에 사실상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논란이 가중됐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 9일 싱 대사를 초치해 강력항의했고, 싱 대사의 도발적인 언행에 "내정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외교부가 싱 대사를 초치한 것을 두고 "정부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야당의 노력에 대해 이런저런 폄훼를 하고 비난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태도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제36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싱 대사와) 싸우러 간 것이 아니라, 관계를 개선하고 대한민국 국익을 지켜내기 위해 공동으로 협조할 방향을 찾는 게 훨씬 더 중요한 일 아니겠나. 그게 바로 외교"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싱 대사의 '내정간섭'과 이 대표의 '대중 굴욕'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싱 대사의 레드라인을 넘은 발언에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향한 싱 대사의 거친 발언과 이를 대하는 이 대표의 굴종적인 모습에 모든 국민이 격앙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 정도 수준이면 가히 '외교 폭력이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많은 국민이 이 대표와 민주당이 중국 앞에만 서면 왜 한없이 작아지는지 궁금해한다. 혹시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라는 문재인식 중화 사대주의가 민주당이 당론으로 신봉하는 외교적 신념인 것이냐"고 개탄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야당 대표라지만 '정치는 국경에서 멈춰야'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이 대표처럼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을 사실상 중국 땅인 대사관저에서 가서, 국경을 넘어가서 한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는) 한중관계가 악화된 원인이 대한민국의 일방적인 책임인양 싱 대사와 함께 현 대한민국 정부를 사실상 협공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라며 "이번 이 대표의 행동은 한마디로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또는 개인적인 정치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국익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