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비밀 유지 전제로 상담 요청… 상담교사는 한 달 뒤 동료에 얘기""이미 가해·피해자 화해했는데 다른 교사가 학생부 보고도 없이 자체 조사""신고한 거 아니다, 처벌 원치 않는다… 학생들 말했는데도 진술서 요구""피해 학생들, 가해 학생 전학 처분에 교장실 찾아가 눈물… 철회 호소"
  • ▲ 2019년 10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입시제도를 넘어 교육불평등 해소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전경원 참교육연구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19년 10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입시제도를 넘어 교육불평등 해소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전경원 참교육연구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하마평에 오른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자녀 학교폭력 문제를 제기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당시 하나고 학생·관계자들의 증언을 살펴보면 민주당이나 좌파언론의 주장과는 내용이 다르다는 지적이 많다. 문제의 핵심이 왜곡되거나 과장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관련 사건은 2015년 9월15일 SBS '한수진의 전망대'를 통해 자세히 보도됐다. 당시 조계성 하나고 교무부장은 학교를 대표해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조 교무부장은 학폭 논란의 당사자들인 가해 학생, 피해 학생의 담임교사였다.

    조 부장은 가장 먼저 '고위공직자 자녀가 저지른 학교폭력 가해 사실과 관련, 하나고가 적절하게 처벌하지 않고 은폐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 부장은 "은폐도, 특혜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정확하게 말하면 그 당시에는 (2011~12년 학폭사건) 가해 학생의 아버지(이동관)는 고위공직자도 아니었다. 이미 퇴직한 후"라고 바로잡았다.

    조 부장은 이어 "당시 피해 학생들은 학년이 바뀌면서 비밀 유지를 전제로 해서 상담을 신청했던 것"이라며 "상담해준 교사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가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다른 동료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교사는 학생지도부에 바로 알리지 않고 자체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한 조 부장은 "하지만 이미 한 달이 지난 뒤였기 때문에 피해 학생들하고 가해 학생들은 이미 서로 관계가 좋아지고 있는 상태였다"고 언급했다.

    조 부장은 "조사를 진행했던 선생님은 피해 학생들에게 진술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었다"면서 "피해 학생들은 '이것이 신고가 아니라 상담이었다. 그리고 관계가 좋아지고 있는데 진술서를 왜 작성하느냐. 가해 학생이 징계를 당하게 된다고 한다면, 정말 그런 것은 원하지 않는다. 진술서를 쓰고 싶지 않다'고 입장표명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부장은 "선생님은 책임감에 이런 사실을 인지했으니까 진술서를 쓰게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진술서가 학생지도부를 통해서 정식으로 작성된 진술서도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진술서 원본을 해당 선생님은 갖고 있지 않다. 찢어서 없애버렸다"는 것이 조 부장의 전언이었다.

    조 부장은 이어 "모 방송사에 사본이 뜨는 현상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그것을 자세히 보면 거기에는 학생들의 이름도 없고 날짜도 없다. 서명이나 정식 절차를 거쳐서 작성된 진술서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 ▲ 지난 2015년 9월3일 '서울시의회 하나고등학교 특혜의혹 진상규명 특위' 소속 의원들이 서울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허가 특혜 의혹과 입시 부정 논란이 일고 있는 하나고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활동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015년 9월3일 '서울시의회 하나고등학교 특혜의혹 진상규명 특위' 소속 의원들이 서울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허가 특혜 의혹과 입시 부정 논란이 일고 있는 하나고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활동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조 부장은 "진술서를 작성하고 그 다음에 교직원회의 시간에 공론화가 되고 담임인 제가 인계를 하게 돼 학생들을 불러서 조사를 했다"고 회상했다.

    "전학 처리가 됐는데 그 이후로 피해 학생들은 가해 학생이 전학을 가게 되는 부분에 대해 교장선생님을 찾아가서 눈물로 호소하고, 당시 조사를 진행했던 선생님들 찾아가서 제발 전학을 철회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었던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가해 학생, 학기 중 전학으로 굉장한 불이익 받았다"

    조 부장의 언급처럼 당시 피해 학생인 A군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일부 불쾌한 상황은 있었으나, 학교폭력이라고 생각해본 자체가 없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A군과 가해 학생은 고교 졸업 후에도 서로 연락하면서 지낼 정도로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 학생의 진술과 만류에도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이 특보의 아들은 엄중한 처분을 받았다.

    2015년 8월26일 서울시의회 제262회 하나고등학교특혜의혹진상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이태준 하나고 교장은 학폭 논란 당시 학교 측의 판단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교장은 "그 사건이 제가 교장 재임기간에 일어난 일은 아니나, 문제가 하도 부각이 돼서 다른 선생님들에게 알아봤다"며 "하나고는 1인2기를 중요시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체육 한 종목과 음악·미술 한 종목을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장은 이어 "그 학생(가해 학생)은 권투반을 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한창 자라는 아이였기 때문에 그 권투 가지고 자기 권투 하는 시간 이외에도 아이들에게 툭탁거리는 일을 했다고 한다"며 "그게 본인은 장난으로 했겠지만 상대방 학생들은 피해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하나고는 커리큘럼이 대학교처럼 전부 자기가 선택해서 하는 선택교과이기 때문에 다른 학교와 굉장히 시간표가 다르다"고 전제한 이 교장은 "학기 중간에 전학을 가게 되면 학생이 굉장히 불이익을 당하는 그런 학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교장은 "본인과 학부모가 전학을 갈 테니까 1학기를 마치고 가게 해 달라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그 학생은 학기 중간에 권고전학을 시키게 돼서 결국 전학을 가게 됐다고 들었다"며 "학생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에서 물론 그 학생이 잘못했다 하더라도 학생의 장래를 생각했다면 우리가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서 학기를 마치고 전학을 가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말했다.